[이규태 코너] 대통령의 넥타이
어제 1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옥색 넥타이를 하고
영부인은 옥색 한복에 옥색 목도리를 하고 나왔다. 평소에 좋아했던
옥색인지, 취임식에서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선택된 옥색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서양사람의 선호와는 거리가 있는 동양적인
선택이다. 옥에는 별의별 색이 다 있다. 부여(夫餘)에서는 붉은 옥이
나고 읍루에서는 푸른 옥이 나며 한반도에서는 엿빛깔의 황갈색
옥이 난다. 어느 왕조부터인지는 몰라도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옥을
세개 꿰어 허리에 차게 하는 패옥(佩玉)으로 그 인품을 다스렸다. 옥을
세개 꿰었다 하여 임금 왕(王)자가 되고 임금과 구별하기 위해 점 하나를
찍어 옥(玉)이 됐다는 해석도 있다.
임금은 하얀 백옥을 찼고 공경(公卿)은 검은 옥을 찼으며 대부(大夫)는
청옥을 찼는데 패옥하는 저의는 옥에 오덕(五德)이 있기 때문이요,
나라를 다스리는 데 이 오덕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함이었다.
옥은 겉이 윤택하고 만지면 원만감이 나고 따습다. 이것이 옥의
일덕(一德)인 인(仁)이요, 겉으로 나타나는 무늬를 깊은 속까지 숨기지
않고 들어내니 이것이 이덕(二德)인 의(義)다. 옥을 치면 둔탁하면서
부드러운 것이 먼 데까지 이르니 이것이 삼덕(三德)인 지(智)요,
연하면서 부러지지도 꺾이지도 않으니 사덕(四德)인 용(勇)이며, 먼지
속이나 흙에 묻어도 때가 묻지 않으니 오덕(五德)인 결(潔)이다. 임금의
패옥이 오덕의 이행이라는 백성과의 약속이었던 것이다. 이 오덕을
갖추었기로 아름답고 고귀한 대명사가 돼 내린 옥이다. 옥영(玉英)은
예쁜 꽃, 옥식(玉食)은 맛있는 음식, 옥로(玉露)는 맛있는 술이다.
옥기(玉肌)·옥비(玉臂)·옥자(玉姿)는 귀인이나 미인 형용이요,
옥심(玉心)은 사심 없는 맑은 마음을, 옥호(玉壺)는 범속에 구애받지
않은 초연하고 고결한 마음의 그릇이다.
소갈증이 있었던 양귀비는 옥으로 만든 붕어를 굴려 입 안을 적셨으며
얼굴의 흉을 없애고자 옥가루 달인 옥장(玉漿)을 마신 군주도 있다. 옥에
약효가 있어서가 아니라 옥의 오덕을 권하는 정치행위였다는 설도 있다.
어제 취임식상의 옥색 넥타이는 국민과의 오덕 약속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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