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임청각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민가라면 누구나 보고 싶을 것이다.
연산군을 축출하고 영입한 중종14년(1519)에 지은 집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근 80년 전의 집이 그것이다. 최고(最古)뿐 아니라 그 규모에
있어서도 민가로서 최대(最大) 규모다. 궁궐 아니고는 100칸 이상 짓지
못하게 했기로 법도상 제한 받은 규모 안에서 그렇다. 안동시 법흥동에
있는 이 임청각(臨 閣)은 고성 이씨(固城 李氏) 종가로 이 집을 국가에
헌납하는 법적 소송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옛집은 최고 최대뿐
아니라 전통가옥에 기생한 풍수문화를 간직한 문화재적 가치 또한 괄목할
만하다. 주택풍수에서 세 명의 정승을 낳을 뿐 아니라 죽어가는 사람을
옮겨 누이면 목숨이 연장되는 연수(延壽)가 예언된 가상(家相)으로
소문난 집이다. 그래서 이 집에는 삼상(영의정·우의정·좌의정)을
낳는다는 영실(靈室)이 한구석에 있고 안마당 한쪽에 불사방(不死房)이
있다. 이 집은 용(用)자 형으로 사방이 건물로 돼 있으며 안에 4개의
내정(內庭)이 들어 있다. 주택풍수에 일(日)과 월(月)이 융합되면
음양합일로 길(吉)하다 하여 이를 합쳐 불가분하게 한 글자형이
용(用)자인 것이다. 이 집에는 퇴도문(退盜門)이라 하여 다락문 아래로
문짝 없는 문이 나있다. '장자(莊子)'에 이르듯이 큰 도둑이 들면 잡을
생각하지 말고 도둑이 든 곳간문을 잠가 버리면 된다는 이치를 활용한
것이다. 사방에 문이 없고 오로지 이 좁은 문 하나만 틔어 있는지라
들어갔다가는 틀림없이 갇히게 될 것이라는 의구심으로 도둑을 물러가게
한다고 해서 퇴도문이다. 최고 최대에 최이(最異)가 더한 집이다.
이 집을 두고 하나 더 기억할 것은 석주(石洲) 이상용(李相龍) 선생이
살았던 집이라는 점이다. 석주는 가야산에 들어가 의병을 양성하다 만주
간도로 망명, 산재해있던 독립단체와 독립군 통합운동에 몰두 1925년에
국무령(國務領)으로 상해임시정부를 영도했다. 망명할 때 임청각을 다른
사람 명의로 신탁했었는데 이번에 석주의 증손자 등 13명이 국가소유로
영구보존을 바란다면서 기 소유권자의 소유권 말소 청구소송을 낸
것이다. 이를 계기로 중앙선 철도부설 때 망가진 건물 복구도 병행하여
한국 건축문화사의 좌표로 삼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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