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인터넷 인재천거
옛 선비들 사랑에 한가히 모이면 삼국시대이래의 인재들을 총 활용하여
이상적인 조각(組閣)을 하는 지식유희(知識遊 )를 즐겼다.이 유희에서
벼슬의 우두머리인 영의정(領議政)에는 고구려의 국상 을파소(乙巴素)가
오르는 빈도가 가장 잦았다. 이유는 을파소가 남나름대로 벼슬길을 오른
것이 아니라 명망으로 천거되길 여러번 했다는 데 있다. 요(堯) 임금이
천거정치를 했고 주(周)나라도 육경(六卿) 모두를 천거로 채웠다.
천거정치는 이처럼 태평성세의 조건이지만 야누스처럼 밝고 어두운 두
얼굴을 가져 부작용으로 단속(斷續)이 계속되었었다.
우리나라에도 태종 이래로 왕궁 문전에 인재·효자·열녀 등을 천거하고
비리를 고발하는 신문고(申聞鼓)를 두고 그 궁문을 선인(善人)을
천거한다 하여 진선문(進善門)이라 했으나 부작용이 혹심하여
단속(斷續)이 지속되었고 그 밖의 격쟁(擊錚)이나 익명서(匿名書) 등
유사(類似)한 천거 고발제도들이 명멸했으니 자신의 이익과 모함이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사건사(四件事)라 하여 부자(父子)
처첩(妻妾) 양천(良賤) 그리고 형벌의 부당에 관한 억울함만을
원정하도록 했지만 사리사욕을 증발시키지는 못했다.
지방에서 출세하고 싶은 벼슬아치는 주민과 결탁, 어사(御史)가
지니가는 길목에 미사여구(美辭麗句)의 선정비(善政碑)를 세우거나
선정을 과시한 만인산(萬人傘)을 들고 광화문 앞 육조거리를 내왕하여
자천하는 등 인재천거의 타락은 혹심했다.
높은 가지 바람 잘 날 없고 솟아난 말뚝 두들겨 박으며 사촌 논 사면
배아파하는 속담이 말해주듯 한국인은 더불어 수천년 한마을에서 살아온
정착민족이기에 평등·평균인간을 지향하게 되고 그 평균·평등에서
이탈하면 반감이 나고 사특한 마음이 들어 음해가 기생한다. 음해의
양조장인 정착생활은 이탈하기 시작했다지만 역사도 유구한 음해의식은
아직도 기승을 부려 조직화 집단화 대형화하고 있다. 정권인수위는
장관을 비롯, 인재의 인터넷 천거를 받고 고위공무원 비리의 인터넷
고발을 수용할 뜻을 비쳤다. 첨단 이기를 이용한 진선(進善)제도요
현대판 신문고랄 수 있다. 하지만 음해의 폭군으로도 부각되고
있는ㅡ익명이 보장된 인터넷인지라 역사를 거듭해온 시행착오의 전철을
밟지 않을 조건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규태 코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규태 코너] 물과 한국인 (0) | 2022.11.15 |
|---|---|
| [이규태 코너] 물에 뜨는 돈 (0) | 2022.11.15 |
| [이규태 코너] 진통 母乳 (0) | 2022.11.15 |
| [이규태 코너] 다산왕 (0) | 2022.11.15 |
| [이규태 코너] 행복 방정식조선일보 (0) | 2022.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