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 코너] 타이완 공화국

bindol 2022. 11. 25. 17:23

[이규태 코너] 타이완 공화국

조선일보
입력 2002.05.13 19:33
 
 
 
 


엊그제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2만여명의 군중이 중화민국을
타이완공화국(臺灣共和國)으로 바꾸자는 국호변경 시위가 있었다. 원주민
중심으로 대만 독립운동이 있어왔는데 이 운동이 대만에 이주한 중국인이
합세하고 드디어는 중국과의 이념적 분리의 축에서 정권을 잡아온
리덩후이(李登輝)·천수이볜(陳水扁)까지도 「대만은 이제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분도 하나의 성(省)도 아니다」고 이 운동에
편들고 있다.

대만은 「삼국지」 손권전(孫權傳)에 오랑캐 땅이라는 이주(夷洲)란
이름으로 처음 나온다. 수(隋)나라 때 유구(流求)로 불렸으며, 국토
넓히는 일로 평생을 살았던 수양제(煬帝)는 서너 차례 사신과 군사를
보내 교류를 빈번하게 하더니 원나라 때는 순검사(巡檢司)를 두어
중국행정구역의 일부로 삼았다. 명나라 초년에는 유구국(琉球國)과
대만을 구분하기 위해 전자를 대유구(大琉球) 후자를 소유구(小琉球)로
구분해 불렀던 적이 있고, 대만(臺灣)이란 호칭은 명나라 말기에
화란(和蘭)이 섬 남쪽 대남(台南)을 점거, 홍모성(紅毛城)을 쌓을 때 그
지역 이름이라 한다. 그 후 화란이 대만 북부를 점령하고 있던 스페인과
싸워 섬을 통일한 후 전체 섬 이름으로 정착한 것이다. 또는 대만을
동쪽에 있는 번족(蕃族)이라 하여 동번(東蕃)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그
음이 와전되어 타이완이 됐다는 설, 그리고 대만의 동해안에 사는
원주민인 파이완족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그 후 17세기 중엽에
정성공(鄭成功)이 2만5000명의 대군을 이끌고 홍모성을 포위, 8개월 만에
백기를 들게 하여 수복했다.

섬 복판을 3000m의 고산들이 가로지른 데다 혈통이 다르고 풍속이 다른
10여개 고산족이 천연요새 속에서 서로 싸우며 살아왔기에 생존을 위해
사람들이 사나울 수밖에 없었다.

이를테면 총각이 장가들려면 다른 종족의 목을 베어다 바쳐야만 했던
목베기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다. 선조(宣祖) 때 우리
문헌인「지봉유설(芝峰類說)」에 이 섬나라 견문이 나오는데 「이
섬사람들은 건장하여 활을 쏘면 200보에 이르며 다투기를 좋아하여 곧잘
칼로 사람의 목을 베어간다」했다. 타이완의 국호개정을 둔 국민대단합에
섬뜩했을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방해할 것이 뻔하므로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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