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흉노(匈奴)
우주여행에서 오로지 볼 수 있는 지구상의 인조물이 만리장성이다. 그
장성을 쌓지 않을 수 없게 한 것이 북방 기마민족인 흉노다. 서쪽으로
달려가 로마제국을 멸망케 하는 요인을 이룬 것도 흉노요, 얼음으로
연륙된 알래스카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으로 정착한 것도
흉노라는 설이 있는 바람의 민족이다. 국립 민족 박물관은 몽골
아카데미와 유대하여 아르강변의 흉노 유적지를 발굴, 그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고대 신라문화와 유사한 점이 많아 그 문화전파에
각광을 대보고자 한다.
이미 신라 고분 출토물에서 신라 초기 지배층이 원주민 아닌 북방 기마
민족이라는 심증을 굳혔었다. 출토물의 거의 다가 마구(馬具)요,
얼마전에도 기마상이 출토되었고 특히 천마총에서 나온 천마를 그린
말안장이 북방에서 자라는 자작나무 껍질이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북방
기마민족 아니고는 자작나무 껍질로 기구를 만들어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신라시대 이래로 관직을 좌리부(左理府) 우리부(右理府)로
나뉘어 그것이 고려시대의 좌복야 우복야 조선시대의 좌의정 우의정 등
좌우 양부로 갈랐던 것도 흉노의 좌현왕(左賢王) 우현왕(右賢王) 그리고
좌우대장으로 갈랐던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이번 발굴에서 나무 널 위에 돌을 쌓는 묘제가 신라의 그것과 똑같았음도
확인했다. 형이 죽으면 그 형수를 아우와 같이 살게 하는 제도도 그렇고
얼굴 생김새도 한국사람과 같은 몽골계에 속해 현지에서 출토된 흉노
인골의 DNA를 국내 연구기관에서 분석하고 있다. 흉노가 오래 지배했던
키르기스 초원의 주민들 엉덩이에 한국사람과 같은 몽골 반점이 있다는
것이며 삼일장을 치르는 것도 그렇다. 한말에 호적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한국 여인들에게 아명만 있고 시집가면 이름이 없었다. 안동댁
하는 식으로 친정 고을 이름으로 부르거나 아지(阿只)로 통칭하기도
했다. 이 아지와 부녀자를 높여 부르는 아씨의 뿌리가 흉노의 왕비나
아내를 뜻하는 어씨(閼氏)이듯이 우리 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당(羅唐)연합군이 백제를 멸망시키고 취리산 제단에서 백말의 피를
나누어 마시는 것으로 혈맹을 맺은 것도 바로 흉노의 맹약 풍습이다.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고향 가운데 하나로 인식을 달리해야 할 흉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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