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링 린포체 스님
어느 나라건 수구파와 혁신파와의 종교전쟁이 있었는데 티베트도 예외는
아니다. 14세기 전통 불교의 수구파인 홍모파(紅帽派)와 계율의 혁신을
주장하고 나온 개혁파인 황모파(黃帽派)가 싸우고 있었으며 그 중간파로
흑모파(黑帽派) 세 세력이 대립하고 있었다. 15세기 들어 혁신파인
노랑모자 달라이 라마 1세가 즉위하자 수구파인 붉은 모자 카르마파가
도전, 100년간 전쟁이 지속되었다. 17세기에 몽골의 원조를 얻어 달라이
라마 5세가 승왕(僧王)으로 자리를 굳히자 카르마파는 노랑모자 달라이
라마, 검은 모자 판첸 라마에 뒤이은 제3의 정신지도자로 만족해야 했다.
이들 티베트 각파의 정신 지도자들은 전 지도자가 죽으면 대대로
환생(幻生) 계승하게끔 돼있으며 달라이 라마의 원조는 관음보살이요,
판첸 라마의 원조는 아미타불로 삼고 있다. 승왕인 달라이 라마가
입적하면 어느 누구에게로 환생하는지 점지하는 일을 맡은 고승이
린포체다. 킹 메이커이기에 린포체의 위상은 지엄할뿐더러 점지된 나어린
달라이 라마의 교육도 전담하는 법왕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러하기에
티베트 불교국가에 있어 달라이 라마, 판첸 라마, 카르마파에 이어
존대를 받는 승직이다.
린포체도 그 승직을 환생으로 물리는데 달라이 라마를 점지했던
21대 링 린포체는 달라이 라마와 더불어 히말라야 넘어 망명해 있다가
20년 전에 입적했고, 그해 태어난 690명의 아기들 가운데 한 고아원에서
환생아를 찾아내어 100여 사실여부의 테스트를 거쳐 후계를 잇게 한
22대 링 린포체가 한국에 왔다. 88올림픽 때 메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화엄경 대법회에 초대되어 한국에 온 일이 있었던 티베트의 아기스님이
청소년이 되어 다시 온 것이다.
중국정부는 달라이 라마 망명 후 제2의 지도자 판첸 라마를 추대하여
구심시키려 했다. 이 10대 판첸 라마가 죽자,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가
점지한 판첸과 중국정부에서 점지한 판첸이 양립됐었다. 아무래도 어용
판첸으로는 디베트의 민심을 사로잡을 수 없자 제3의 지도자 카르마파를
치켜세웠었다. 한데 그 카르마파마저 히말라야를 넘어 달라이 라마
휘하로 망명해버렸다. 오고 싶어도 정치적 이유로 오지 못하는 달라이
라마와 연관된 방한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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