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불로장수약
한국인 과학자가 주도하는 미국의 한 연구팀이 빈혈 치료제의 영향을 실험하던
중 우연히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인체 구조와 유사한 점이 많은
파리에다 실험해보았더니 무려 50%나 수명이 연장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 여산릉에 묻힌 진시황이 몸을 일으켰을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진시황은 삼신산에 있다는 불사약을 구하러 서시를 파견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연(燕)나
라 술사인 노생(盧生)을 갈석산으로 손수 찾아가 선문고(羨門高)라는 신선이
갖고 있다는 불로불사약을 구해오도록 시켰었다.
한무제(漢武帝)가 사냥을 갔을 때 이상한 달무리같은 원광이 떠있는 것을 보고
찾아갔더니 백발 홍안의 노인이 걷고 있었다.
나이가 138세요 이름은 무자도(巫子都)라 했다. 장수비결을 물으니
이팔동녀(二八童女)를 품고 잠으로써 그녀의 몸에 간직한 기(氣)를 흡기하되
정(精)은 누설하지 않기를 65세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실행하고 있나이다
했다. 한무제는 이 동녀의 기를 흡입하고자 전용의 청과궁(靑果宮)을 지었을 정도다.
당나라 황제 20명 가운데 6명이 약물중독으로 죽었는데 불로장수한다는 비약(藥)이라는 데 예외가 없다. 진시황 이래로 이 황제들의 불로장수 욕구에 부응하여
선인들이 줄을 이었고 그 때문에 비극도 비일비재했다. '두자춘(杜子春)'도
그 비약의 희생자다.
한 선인이 불로불사약을 만드는데 희비애로(喜悲哀怒)를 초월한 사람의 인육이
불가결의 재료였다. 선인에게 죽음으로 보답해야 할 은혜를 입은 두자춘은
그 보은으로 무감인간(無感人間)을 자원한다. 그는 극락과 지옥을 오가며
더없는 희열과 공포를 무감동으로 감내했고 아내가 찢기어 죽는 노여움마저도
무표정으로 이겨냈지만 자기 자식이 내동댕이 쳐져 튕기는 피가 얼굴에 닿
았을 때는 "으악!"하고 자신도 모르게 소리 지른 것으로 불로불사약은
무산되고 만것이다.
인간의 지극한 욕망인 불로불사와 지극한 인정인 부자 간의 사랑을 대치시킨
발상이 흥미롭다.
지금까지 만들어져온 장수약들은 건강이나 성능력을 퇴보시키는 결함을 극복하지
못했는데 이번 장수약은 그마저 해결함으로써 격을 갖춘 것이라 한다. 앞으로 쥐실험을 거쳐 생체실험이 남아있긴 하나 성과를 거두면 인류가 생긴 이래의 발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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