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란 사람들이 문제를 맞추도록 하는 것이지만, 변별력을 위해서 일부러 틀릴만할 문제들을 특별히 골라서 출제한다는 것도 피해갈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다.
享(누릴 향), 亨(형통할 형), 烹(삶을 팽)이 대표적인 경우가 아닌가 싶다.
享(누릴 향)은 즐거움을 누린다는 享樂(향락)과 같은 단어에 사용된다.
그리고 亨(형통할 형)은 2MB 각하의 형님 덕분에 사람들이 지난 정부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이루어진다는 萬事亨通 (만사형통)의 원래 의미는 사라지고, 모든 일은 형님으로부터 통한다는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셨다. 국민들의 한자교육에 이바지하신 두분께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현 정부도 이에 질세라 한자교육에 결코 소홀히 하고 있지 않다. 바로 兎死狗烹 (토사구팽)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 공약을 설계하고 이끌었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휴~ 길다), 어디 계신가요? 또 ‘경제 민주화’란 단어도 같이 찾아다녀야 할 판국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 부산에서 문재인 의원의 대항마로 한껏 추켜세웠던 손수조와 새누리당의 미래세대위원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각설하고…

갑골문과 금문을 보면 亠(돼지해머리 두)와 口(입 구)가 합쳐진 부분이 높은 건물 모양으로 보이는데 바로 제사를 드리는 묘당의 모습이다. 그리고 건물 아래에 子가 나타난 것은 소전체 이후로, 그 전에는 子대신 주로 羊(양 양)의 모습이 보인다. 바로 제사에 올려지는 희생양을 나타낸 것이다.
그래서 享(누릴 향)은 ‘제사를 지내다’가 본 뜻이고, 제를 올릴 때 양과 같은 제물을 바치기 때문에 ‘드리다’의 뜻도 있으며, 제사를 지내면 안녕과 평온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누리다’의 뜻으로도 확대된 것이다.
亨(형통할 형)도 ‘제를 올리다’, ‘드리다’의 뜻을 동일하게 가진다. 이후 ‘누리다’와 비슷하게 모든 일이 뜻과 같이 잘 된다는 ‘형통하다’의 의미로 확대된 것이다.
반면 烹(삶을 팽)은 제를 올릴 살이 오른 희생양을 바치기 전에 불灬로 삶아야 하기 때문에 ‘삶다’, ‘죽이다’의 뜻 그대로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이 ‘제를 올리는 정성’의 차원에서 다음 글자들을 풀어보자.
惇(도타울 돈)은 제를 올리는 마음心이므로 ‘애쓰다’, ‘숭상하다’의 뜻이고 이후 제를 올리는 정성스런 마음이 ‘도탑다’의 의미로도 확대가 된 것이다. 참고로 도탑다는 서로의 관계에 사랑이나 인정이 많고 깊다는 의미다.
敦篤(돈독)에 사용되는 敦(도타울 돈)도 같은 뜻을 지니고 있는데, 제를 올릴 희생양을 삶기 전에 때려잡고 잘 다듬어야하기 때문에 攵(칠 복)자가 추가된 것이다. 그래서 惇과 동일하게 ‘힘쓰다’, ‘노력하다’의 의미에서 ‘도탑다’의 의미까지 확대되었다. 敦(도타울 돈)에 火를 더한 글자가 燉(불빛 돈)인데 烹(삶을 팽)과 같이 잡아서 다듬은 희생양을 이글거리는 불에 삶는 과정을 생각하면 된다.

暾(아침해 돈)이란 글자도 있다. 우린 지금도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 소원을 빈다. 바로 제를 올리는 심정으로 소원을 비는 것이다. 土를 추가한 墩(돈대 돈) 또는 墪(돈대 돈)이란 글자도 있는데, ‘墩臺(돈대)’란 높게 두드러진 평평한 땅으로 제를 올릴 때 제단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마니산 참성단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을 상상하면 쉽게 외워질 것이다.
淳(순박할 순)과 醇(전국술 순)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되는데, 제를 올릴 때는 깨끗하고 맑은 물을 사용한다. 그래서 淳(순박할 순)은 ‘깨끗하다’, ‘맑다’, ‘淳朴순박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술 역시 군물을 타지 않은 전국술 즉 진한 술을 사용한다. 그래서 醇(전국술 순)은 ‘전국술’, ‘진하다’, ‘순수하다’의 뜻이 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T.T 享(누릴 향)에 邑(고을 읍)이 추가된 글자가 郭(둘레 곽, 외성 곽)이다. 여기에 사용된 享(누릴 향)은 제사의 의미가 아니라 성의 望樓(망루)를 나타낸다.
제를 올리는 높은 건물에서 착안하여 적이나 주위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높이 지은 성의 망루가 되는데, 邑(고을 읍)을 지키기 위한 망루가 세워진 성곽을 의미한다. 그래서 郭는 ‘둘레’, ‘가장자리’, ‘城郭성곽’, ‘외성’의 뜻을 지닌다.
廓(둘레 곽)도 의미가 동일한데, 성곽郭가 같은 큰 广(집 엄)이니까 ‘둘레’, ‘외성’ 등 의미가 같은 것이다.
郭에 木을 더하면 槨(외관 곽)이 되는데, 빙 둘러싼 성곽처럼 나무를 두른 곽, 즉 덧널 또는 외관을 나타낸다. 石槨墓(석곽묘)란 돌덧널 무덤으로 지면을 깊게 파고 자갈 따위의 석재로 덧널을 만든 무덤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孰(누구 숙, 익을 숙), 熟(익을 숙), 塾(글방 숙)이다. 孰(누구 숙)의 丸(둥굴 환)은 구부려 앉은 사람이 손으로 무언가를 돌리는 모습에서 ‘둥굴다’는 의미가 나왔다. 즉 孰(누구 숙, 익을 숙) 역시 제를 올리는 모습이 되는데, 제물을 잘 익혀서 올리기에 ‘익히다’의 의미였으나 이후 ‘누구’ 또는 ‘무엇’이라는 의문대명사로 가차가 되었다. 그래서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火를 추가한 누증자 熟(익을 숙)을 만들게 된 것이다. 成熟, 未熟 등의 단어에 쓰인다.
글방을 나타내는 書塾(서숙)에 塾(글방 숙)도 있다. 제를 지냄에 있어서 지극 정성을 다 하듯, 사람도 정성을 다하여孰 글을 익혀서 성장해 가는 토양土이 바로 ‘글방’이 되는 것이다.
享, 亨, 烹, 惇, 敦, 燉, 焞, 暾, 墩, 墪, 淳, 醇, 郭, 廓, 槨, 孰, 熟, 塾
[출처] 제물을 삶아 烹 바쳐서 제를 올리다 享, 亨|작성자 엔지니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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