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기구한 이태원 선우정 논설위원 입력 2022.11.01 03:08 퇴근 때 종종 서울 시청 근처에서 출발해 남산을 넘어 뛰어간다. 하얏트 호텔에서 용산구청까지 이태원의 긴 내리막길을 거치는데 풍경이 다채롭다. 한국 최고 부잣집이 즐비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내려갈수록 집이 작아지다가 원룸 서민 동네로 끝난다. 부자와 자취생, 백인과 흑인, 기독교인과 이슬람인이 같은 공간에서 산다. 산책하는 반려견조차 각양각색이다. ▶이태원은 일제가 남산에 도로를 내고 일본인 거주지를 만들면서 주택가가 됐다. 지금 하얏트에서 회나무로로 이어지는 부촌 지역이다. 개발되지 않은 산기슭엔 해방 후 서민들이 몰려들었다. 경리단길 일대가 그곳이다. 용산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조성된 외국인 유흥가가 이태원로 번화가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