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윤의 슬픈 중국 120

4500만 굶어죽게 한 폭정에도 어떻게 권력 유지했나[송재윤의 슬픈 중국]

4500만 굶어죽게 한 폭정에도 어떻게 권력 유지했나[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리더십이 국가 운명 가른다…마오의 총체적 실패 리더십이 국가의 명운을 가른다. 리더십은 종합적 국가경영의 능력이다. 국가의 리더는 정부의 중장기 목적을 설정하고, 발전전략을 창안한다. 행정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액션플랜을 설계한다. 복잡다단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크고 작은 위기를 관리한다. 의사소통의 능력과 행정상의 추진력도 빼놓을 수 없다. 좋은 리더십은 경제를 살리고 사회를 안정시킨다. 나쁜 리더십은 경제를 후퇴시키고 사회를 해체한다. 리더십에 따라 국가의 근본가치와 사회·경제적 기본제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유교의 전통에서 리더십의 총체적 실패를 폭정(暴政)이라 부른다. 폭정을 ..

“빅 브라더가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빅 브라더가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음모 꾸미는 국가 속의 깊은 국가(deep state), 정부 속의 그림자 정부 국가 속에 더 “깊은 국가(deep state)”가 있다. 정부 안에 “그림자 정부(shadow government)”가 있다. 그들은 밤낮으로 음모를 꾸미고 있다. 정보를 조작하고 사실을 변조한다. 우리는 그들이 지어낸 판타지만 볼 수 있다. 그들이 꾸며낸 스토리만 들을 수 있다. 현실은 가상이다. 진실은 착각이다. 자유는 예속이다. 모르는 게 힘이다. 비밀을 지키려면 먼저 스스로를 속여야만 한다. 1948년 영국에서 작가 조지 오웰이 간파했듯, “지금도 빅 브라더께서 너희들을 지켜보고 계신다.” 2020년 세계 각국에서 벌..

코로나 잡은 ‘QR코드 전체주의’...빅브라더가 되어가는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코로나 잡은 ‘QR코드 전체주의’...빅브라더가 되어가는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중국 관영매체 연일 “위대한 중공의 영웅적 리더십” 칭송 현재 중국의 관영매체는 살짝 들떠 있다. 날마다 “위대한 중공의 영웅적 리더십”을 칭송하기에 여념이 없다. “오만한 제국주의 국가” 미국이 코로나에 보기 좋게 당했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30일 현재 미국의 확진자가 180만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10만을 이미 넘었고, 백만 명당 사망자는 316명이다. 세 지표 모두에서 단연 세계1위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확진자 8만2천999명, 사망자는 4634명이고, 백만 명 당 사망자는 3명에 불과하다. 설상가상 미국에선 성난 군중의 폭력시위가 터졌지만, 표면적으로 중국은 꽤나 ..

“홍콩이 몰락하면 중국 경제도 무너진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홍콩이 몰락하면 중국 경제도 무너진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나라를 배반하고 홍콩을 어지럽힌 4인방? 지난 해 홍콩의 시위가 격화되자 중국의 관영 매체는 일제히 "홍콩의 4인방"을 비난하고 나섰다. 대규모 시위의 배후에 대중을 선동하고 폭력시위를 교사하는 네 명의 반역자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인민일보를 위시한 중국의 언론들은 그 네 명을 꼭 집어 나라를 배반하고 홍콩을 어지럽힌 "반국란항(叛國亂港) 4인방"이라 명명했다. 난데없이 왜 4인방이 홍콩에 나타났나? 1976년 9월 9일 마오쩌둥이 사망하자 그의 후계자 화궈펑(華國鋒, 1921-2008)은 한 달이 채 못돼 "4인방"을 체포한다. 그들은 국정을 농단하고 대중을 선동해 "10년 대재앙"을 초래한 네 명의..

“절대악과 싸운다” 투사의 정치가 대재앙을 불렀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절대악과 싸운다” 투사의 정치가 대재앙을 불렀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과학기술 분야도 투사가 득세, 야만적 정치투쟁 계속 경제성장과 개선책 도모하는 관리자형 지도자는 몰락 송재윤의 슬픈 중국 ◇투사형과 관리자형의 싸움…매번 투사가 관리자 무너뜨려 문화혁명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하버드대 맥파쿼(Roderick MacFarquhar, 1930 - ) 교수는 중공지도자들을 크게 투사(鬪士, militant)와 관리자(管理者, manager) 두 유형으로 나눠서 분석한다. 투사형 지도자들은 정치투쟁을 일삼아 권력의 기반을 닦고, 넓히고, 굳힌다. 그들은 숭고한 이념을 제시하고, 정치적 의제를 설정하고, 혁명의 드라마를 연출한다. 인간집단을 인민과 적인(敵人), 아군과 적군, 혁명세력과 반혁명세력 등으로 양분..

마오쩌둥, 경제 망치고 이념 투쟁에 올인 [송재윤의 슬픈 중국]

마오쩌둥, 경제 망치고 이념 투쟁에 올인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21세기 서구에서 진행 중인 “문화혁명”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크고 작은 ‘문화혁명’이 지속되는 듯하다. 2017년 3월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저명한 심리학자 조단 피터슨(Jordan Peterson, 1962- )이 멀지 않은 맥매스터 대학 캠퍼스를 방문했다. 그는 “PC(정치적 올바름)와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강연을 할 계획이었다. 강의실엔 100여 명 이상의 학생들이 운집해 있었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격렬한 시위대의 항의로 피터슨은 강연을 못하고 말았다. 일부 학생들은 “강의를 듣고 싶다”고 외쳤지만, 과격한 소수가 결국 다수를 압도했다. 2016년 캐나다 하원은 트랜스젠더 등 성..

[송재윤의 슬픈 중국]"펜대만 돌리는 지식분자... 부패한 영혼 교정"

[송재윤의 슬픈 중국]"펜대만 돌리는 지식분자... 부패한 영혼 교정" ‘우파 사냥’ 위해 “당의 오류 지적하라” 격려 속내 털어놓자 기다렸다는 듯이 숙청 나서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비판적 지식인을 숙청하라! ◇마오쩌둥, 반지(反智)의 제왕 문화혁명은 반우(反右)투쟁, 곧 우파 사냥이었다. 우파의 대부분은 지식분자들이었다. 문화혁명은 결국 지식분자를 숙청하는 반지(反智)의 폭력이었다. 반지(反智)란 지성을 거부하고 지식을 폄하하는 문명-파괴적 태도를 이른다. 마오는 지식분자를 의심하고, 경계하고, 혐오했다. 독재정권은 지식인을 탄압한다. 1920~30년대 스탈린은 다수의 작가, 언론인, 예술가들을 학살했다. 스페인 내전 이후 프랑코 정권이 제거한 20만의 반정부세력 대다수는 지식인들이었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끝없는 군중집회로 집단 최면

[송재윤의 슬픈 중국] 끝없는 군중집회로 집단 최면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이야기 공포 정치와 군중 집회를 결합하다 키 크고 핸섬한 푸른 눈의 키란(Keiran)은 러시아 혁명사 ‘오타쿠’다. 고교 시절 그는 구소련을 상징하는 “망치와 낫” 문양 아래 CCCP(소련공산당)이란 글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즐겨 입고 다녔다. 대학에 들어와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의 ‘전체주의의 기원’과 솔제니친(Aleksandr Solzhenitsyn, 1918-2008)의 ‘수용소군도’를 정독하면서 그는 스탈린 정권의 폭력성에 눈을 떴고, 지금은 대학원에서 러시아 현대사를 전공하고 있다. 옌안 시절 마오쩌둥의 정풍운동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키란이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1940년대 초반이..

[송재윤의 슬픈 중국]"마오쩌둥, 사상을 바꿔 인간을 교정하라"

[송재윤의 슬픈 중국]"마오쩌둥, 사상을 바꿔 인간을 교정하라"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이야기’ “문화를 바꾸면 인간 본성을 교정할 수 있다” ◇"낡은 사상, 낡은 풍속을 척결하라" 아미라는 학부 2학년 때 내가 가르치는 ‘현대중국(Modern China)’을 수강했었다. 좋은 질문을 던지곤 해서 나는 그녀를 또렷이 기억한다. 토론토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친구다. 그 아미라가 첫 질문을 던졌다. 문화혁명은 문화를 바꾸는 혁명인가? 문화를 수단 삼아 사회를 바꾸는 혁명인가? 문화의 혁명인가? 혁명의 문화인가? 산시(陝西) 북부 옌안(延安)에서 대략 70만 당원을 이끌던 ‘동굴의 공산주의자’ 마오쩌둥은 1940년 1월 9일 문화협회의 강연에서 “문화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화혁명은 10년간의 커다란 겁탈”[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은 10년간의 커다란 겁탈”[송재윤의 슬픈 중국]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0년간 ‘광기의 시대’ 481만명 반혁명분자 낙인 찍어, 200만명 사망 "1억1300만 명이 정치적 타격 입었다" 문화혁명 주도한 마오쩌둥 지금도 신격화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이야기’ ※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가 쓰는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를 매주 연재합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송재윤 교수는 3부작으로 구상 중인 책의 1권인 '슬픈 중국: 인민민주독재 1948-1964'를 최근 출간했습니다. 이번에 쓰는 '문화혁명 이야기'는 2권에 해당합니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중국을 바라보는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송재윤 인터뷰 "한국 권력자들이여, 변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