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윤의 슬픈 중국 120

우리는 선, 상대는 악...공산주의가 1억명 학살한 수법

우리는 선, 상대는 악...공산주의가 1억명 학살한 수법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 20세기 공산주의 정권, 1억명 학살 20세기 공산주의 정권 하에서 대략 1억 명이 학살됐다. 희생자의 수치를 살펴보면, 중국 6500만, 소련 2000만, 북한 200만, 캄보디아 200만, 아프리카 170만, 아프가니스탄 150만, 베트남 100만, 동구 100만, 남미 15만 명이다. 프랑스 지식계의 기념비적 저작 ‘공산주의 흑서(The Black Book of Communism)'에 제시된 수치다. 인간평등과 노동해방을 부르짖는 공산주의 정권들이 대체 왜 그토록 잔혹한 대량학살을 자행했을까? 1978년 12월 중공중앙에서 폭로된 정부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문화혁명 10년..

권력은 ‘국민’이 아니라 ‘조직’에서 나온다...혁명을 빼앗다

권력은 ‘국민’이 아니라 ‘조직’에서 나온다...혁명을 빼앗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민주공화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주권의 원칙을 밝힌 보편명제다. “생명의 근원은 물”이라는 말처럼 지당하지만, 공허한 언명이다. 현실정치에서 권력은 ‘조직’에서 나온다. 국가는 관료조직과 군경조직을 통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반면 조직되지 못한 군중은 무기력하다. 근대의 입헌민주주의 이론가들이 ‘결사의 자유’를 중시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빼앗기면 개개인은 국가권력에 예속되고 만다. 결국 특정세력의 인신지배를 벗어날 수가 없다. 단체행동권 없는 중국의 노동자들 지금도 중국에선 크고 작은 노동분쟁이 일어나고 ..

혁명은 영구 집권을 꿈꾼다...권력을 놓치면 처형되니까

혁명은 영구 집권을 꿈꾼다...권력을 놓치면 처형되니까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혁명은 도박이다. 성공 확률은 낮지만, 승자는 모든 권력을 독식한다. 도박꾼은 일확천금을 노린다. 혁명가는 정권의 획득을 꿈꾼다. 모든 도박꾼이 혁명가는 아니지만, 모든 혁명가는 도박 근성이 있다. 집권한 혁명가는 권력을 담보로 더 대담한 도박을 한다. 20세기 모든 사회주의 혁명이 테러정치로 귀결된 까닭이다. 유토피아의 환상에 사회의 모든 재원과 인력을 걸었다가 다 날렸기 때문이다. 거듭되는 정책 실패로 정치 밑천을 탕진한 후에도 혁명가는 영구집권을 꿈꾼다. 권력을 놓치는 순간, 스스로 “자코뱅의 단두대”를 피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에······. 문화혁..

자기편 봐주고 반대편은 티끌도 처벌...이게 독재의 술수

자기편 봐주고 반대편은 티끌도 처벌...이게 독재의 술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독재정권은 법을 악용한다. 자기편의 들보는 덮어주고, 반대편의 티끌은 처벌한다. 반대세력은 억압하고, 비판집단은 탄압한다. 의법(依法)통치를 가장하지만, 독재정권의 법률행위는 편파적이고, 파당적이다. 부조리하고, 비논리적이다. 독재자는 법의 보편성, 공정성, 합리성을 무너뜨린다. 법치의 파괴가 바로 독재의 시작이다. 법에 따라 집행한다며 반대세력만 골라 처벌 사법적 “내로남불”을 학술용어로는 선택적 법집행(selective enforcement of law)이라 한다. 한비자(韓非子)가 제시한 전제군주의 통치술이다. 가혹한 법령을 장시간 집행하지 않으면, 백..

누가 알았을까 귀족이 될 줄… 권력 잡고 특권층 된 정의의 사도들

누가 알았을까 귀족이 될 줄… 권력 잡고 특권층 된 정의의 사도들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돼지 나폴레옹이 인간 필킹턴씨와 마주 앉아 카드놀이를 하는데, 창밖에서 그 모습을 엿보는 동물들은 돼지와 인간을 분간조차 할 수 없다. 조지 오웰(1903-1950)의 “동물농장”의 마지막 장면이다. 볼셰비키 혁명이 스탈린의 테러정치로 변질되는 과정을 고발한 이 작품은 문학사에 길이 빛날 알레고리다. 요사이 오웰의 풍자가 더욱 빛을 발한다. “혁명세력”의 반칙과 특권이 날마다 폭로되고, 표리부동한 권력집단에 분노하는 대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불평등의 혁파, 착취의 종식, 부패의 척결, 적폐의 청산···. 혁명의 구호를 외치며 등장한 “정의의 사도들”이 권력을 잡고 나선 ..

마오를 “계몽군주”라 숭배했던.. 홍위병들이 부른 파멸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2020년 바로 오늘날도 전체주의 폭압정권의 세습전제군주를 “계몽군주”라 칭송하는 시대착오적 ‘지식분자’가 남아 있다. 20세기 인류는 스탈린, 히틀러, 마오쩌둥, 김일성, 폴 포트 등의 전체주의 정권을 경험했다. 이들 전체주의 정권은 공통적으로 인권유린, 인격숭배, 사상통제, 언론검열, 국가 테러리즘의 양상을 보였다. 이에 덧붙여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는 2차 대전 직후 “전체주의의 기원”을 밝히면서 스탈린과 히틀러의 생명은 바로 열광적인 군중(masses)의 지지라고 분석했다. 전체주의 정권의 궤변론자들 마오쩌둥의 전체주의 역시 열광적인 군중의 지지 위에서 실현됐다..

“혁명 무죄!” 10대 홍위병, 학살의 주체가 되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나치 정권에서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 1906-1962)은 1961년 예루살렘의 법정에서 스스로 임마누엘 칸트의 “정언명령”에 따라 살았다고 진술했다. 그 법정을 참관한 철학자 아렌트(Hanna Arendt, 1906-1975)는 아이히만의 정신을 분석하면서 “악의 상투성(the banality of evil)”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전체주의 정권 하에서 개개인은 정교한 기계 속의 작은 부속이 되어 주어진 명령을 수행할 뿐이다. 그런 상황에 길들여지면 끔찍한 정치범죄도 일상의 업무에 지나지 않는다. 1966년 8-9월 10대의 홍위병들은 분명 바로 그런 “악의 상투성”에 길들여진 상태였다. 그들은..

“반동의 후예는 반동”...홍위병, 광란의 대학살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역사 상 수많은 권력자들은 편집증에 시달리다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권력투쟁 과정에서 심신이 피폐해지기 때문일까. 사마천(司馬遷, 기원전 145-86)의 비유대로 권력은 중기(重器)다. 한 평생 “무거운 그릇”을 얻기 위해 쟁투하기 때문에 권력자들은 교활하고, 치졸하고, 잔인해진다. 오죽하면 권력투쟁을 진흙창의 개싸움이라 할까. 계략, 음모, 사기, 술수, 협잡, 공갈, 협박, 식언, 망언, 망동, 거짓말, 린치, 테러···.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정치범죄의 사악함은 상상을 절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성년층을 정치투쟁의 불쏘시개로 써먹는 수법이 최악이다. 미성년을 정치투쟁의 불쏘시개로...홍위병의 준동 전체주의 정권은 집요하게 청소년층을 파고 든다. 나치 독일의 히..

마오쩌둥과 홍위병의 결합...군중 앞세워 인민 통제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좌우막론 독재정권은 군중(群衆)을 앞세워 인민(혹은 국민)을 통제한다. “군중”은 일반적으로 다수대중을 지칭하지만, 다수대중은 실체가 모호하다. 광장의 군중이 전체 인민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 광장의 군중에 반대하는 밀실의 개개인이 오히려 다수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독재정권은 군중을 앞세워 다수를 선점한 후, 곧 바로 다수를 내세워 인민(혹은 국민)을 사칭한다. 다수독재, 민주주의의 암흑 근대의 정치 사상가들이 입헌주의(constitutionalism)와 민주주의를 결합해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를 제창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군중지배(mob rule)는 곧 다수독재며, 다수독재는 곧 ‘민주주의’의 자멸임을 역사의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했기 ..

최고 영도자의 독선, 재앙적 파멸을 부른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권력자의 독단(獨斷, dogma)은 나라를 망친다. 지도자의 독선(獨善)은 사회를 해친다. 독단은 오도된 자기 확신에서 나온다. 독선은 정신병적 유아론(唯我主義, solipsism)의 발로다. 경험이 짧고 견문이 좁은 인간은 독단의 우물 속에 머무른다. 사상의 다양성, 가치의 다원성을 인정하지 않는 자는 독선의 늪에 빠져든다. 범부의 독단, 필부의 독선도 위험하기 그지없다. 하물며 수억 인구의 비대한 대륙국가 최상권력자의 독단, 최고영도자의 독선임에랴. 파멸을 부른 최고 영도자의 독단 1949년부터 1976년까지 27년 동안 마오쩌둥의 절대주의 통치 아래서 수천만이 희생되고 1억 1천만 명 이상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인류사 최장(最長)의 문명을 창건하고 확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