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읽기 43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읽기] [3] 아버지의 주름진 손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읽기] [3] 아버지의 주름진 손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입력 2021.11.26 03:00 구본창, 숨 05, gelatin silver print, 1995. 손은 얼굴만큼 많은 걸 보여준다. 손에는 성별이나 연령은 물론이고 직업이나 취향, 성격까지도 읽을 수 있는 단서가 있다. 물론 다 맞출 수 있는 건 아니니 짐작일 뿐이지만, 손에는 그 사람의 시간이 쌓인다. 그래서 어떤 손은 얼굴보다 더 깊은 표정을 드러낸다. 내 손은 아버지를 닮았다. 어릴 적 아버지는 자주 나와 손뼉 놀이를 하셨는데 그러다 한 번씩 얼마나 자랐나 보자 시며 손바닥을 나란히 대어보곤 하셨다. 그때마다 나는 손끝에 힘을 줘서 조금이라도 더 커진 것처럼 보이고 싶어했고, 손마디와 손톱 모양이..

[2] 디지털로 이어붙인 풍경

[2] 디지털로 이어붙인 풍경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 조선일보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읽기, 최고의 조선일보 기자가 쓰는 뉴스를 1등 디지털뉴스 조선닷컴에서 지금 만나 보십시오. www.chosun.com 입력 2021.11.19 03:00 원성원, 일곱 살, 오줌싸개의 빨래 어린 시절부터 반복해서 꾸는 꿈이 있었다. 길몽도 흉몽도 아니고 그저 끝나지 않는 비슷한 꿈을 한동안 자주 되풀이해서 꾸었다. 만약 꿈의 기능을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심리적 과업에 대한 극복의 시도’라고 한다면, 그 꿈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끌어안고 지내온 시간의 흔적이었을 것이다. 오래된 문제를 극복하려면 대가가 필요하다. 원성원..

[1] 대통령의 악수

[1] 대통령의 악수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 조선일보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읽기, 최고의 조선일보 기자가 쓰는 뉴스를 1등 디지털뉴스 조선닷컴에서 지금 만나 보십시오. www.chosun.com 입력 2021.11.05 03:00 김녕만, 1994년 10월12일 코엑스 제 25회 한국전자전람회장. 두 사람이 각자 한 손을 내어 맞잡는 악수는 인사⋅감사⋅친애⋅화해 등의 의미를 지닌 사회적 행동이다. 악수를 하는 당사자들은 2~3초 동안의 짧은 신체 접촉을 통해서 서로에 대해 내밀한 인상을 가질 수 있다. 손을 쥐는 세기와 시간, 손의 두께와 피부의 감촉, 시선의 방향 등이 그 인상을 가른다. 사소한 행동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