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말 바른 말 88

[예쁜 말 바른 말] [233] '취임'과 '부임'

[예쁜 말 바른 말] [233] '취임'과 '부임' 입력 : 2022.03.09 03:30 9일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그리고 오는 5월 10일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여기에서 '취임(就任)'이란 말은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지요? '취임'이란 '새로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맡은 자리에 처음으로 나아감'이라는 뜻이에요. 예를 들면 '총리 취임' '그는 대기업 회장에 취임했다'와 같이 쓰지요. '취임'과 비슷하지만 약간 쓰임이 다른 말로 '부임'이 있어요. '부임(赴任)'은 '임명이나 발령을 받아 근무할 곳으로 감'이라는 뜻이에요. 예를 들면 '이번에 새로 부임한 총무과장은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다'와 같이 쓰지요. 이처럼 두 말은 뜻이 약간 다른데요. '국왕 취임' '대통령 취임'..

[예쁜 말 바른 말] [232] '대가리'와 '머리'

[예쁜 말 바른 말] [232] '대가리'와 '머리' 입력 : 2022.03.02 03:30 '반건조 생선을 자주 먹는 이들이 특히 즐겨 먹는 별미는 바로 대구 대가리!' 한 TV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왔어요. 그러자 평소 바른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많은 사람이 시청하는 방송에서 대가리가 뭐야! 머리지"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대구 대가리'는 맞는 말입니다. '대가리'는 사람 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뿐 아니라 동물 머리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소 대가리' '멸치 대가리'와 같이 써요. 또 '콩나물 대가리' '열차 대가리'와 같이 주로 길쭉하게 생긴 물건의 앞이나 윗부분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머리'는 사람이나 동물 목 윗부분, 눈·코·입 따위가 있는 얼굴을 포함해 머리털이 ..

[예쁜 말 바른 말] [231] '얽히고설키다'

[예쁜 말 바른 말] [231] '얽히고설키다' 입력 : 2022.02.23 03:30 *새로 방영되는 일일드라마는 얼키고설킨 가족의 사랑 이야기 *양 팀 선수들이 코트에 엉켜 공 쟁탈전을 벌이는 얼키고 설킨 코트 위 두 문장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얽히고설킨'을 '얼키고설킨'으로 잘못 쓴 거예요. '얽히고설키다'를 [얼키고설키다]로 발음하다 보니 이처럼 잘못 쓰는 경우가 많아요. 간혹 '얽히다'와 '섥히다'가 합쳐진 말로 착각해 '얽히고섥히다'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얽히다'라는 말은 있어도 '섥히다'라는 말은 없답니다. '얽히다'는 '노끈이나 줄 따위로 이리저리 걸다' '이리저리 관련이 되게 하다'의 뜻을 가진 '얽다'의 피동사인데요. '얽히고설키다'는 '가는 것이 이리저리 뒤섞이다' '관계·일·감..

[예쁜 말 바른 말] [230] '널빤지'와 '골판지'

[예쁜 말 바른 말] [230] '널빤지'와 '골판지' 입력 : 2022.02.16 03:30 * 우리 할머니는 어릴 적 긴 널판지의 중간을 괴어 놓고 양쪽 끝에 한 사람씩 올라서서 번갈아 뛰어오르는 널뛰기가 제일 재밌었대요. 위 문장에서 틀리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널빤지'를 '널판지'로 잘못 쓴 것입니다. '널빤지'는 판판하고 넓게 켠 나뭇조각을 뜻하는 말로 '널빤지로 칸막이를 하다'와 같이 써요. 널빤지와 같은 뜻을 가진 말로 '널판자' '널판(板)때기'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죠. 하지만 물건의 높낮이가 없이 평평하고 너르다는 뜻의 '판판하다'는 말이나, 판판하고 넓게 켠 나뭇조각을 뜻하는 '판자(板子)'와 연관 지어 '널판지'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죠. '널판지'와 '널판대기'는 표준어가 아닌..

[예쁜 말 바른 말] [229] '따숩다'와 '따습다'

[예쁜 말 바른 말] [229] '따숩다'와 '따습다' 입력 : 2022.02.09 03:30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바람막이용 구조물을 본 적 있나요? 약 3년 전부터 설치되기 시작한 '따숨소'인데요. 따숨소는 '따수운 곳'이라는 뜻을 담은 고유명사예요. '따수운'은 '따숩다'의 형용사형으로 쓴 거죠. 그런데 '따숩다'는 '따습다'를 이르는 전라도 지역의 방언이랍니다. 주로 '날씨나 마음 등이 따뜻하다'는 뜻으로 많이 쓰이고, 포근하다는 뜻으로도 쓰여요. '따습다'는 '(빛이나 날씨가) 알맞게 따뜻하다'는 뜻이에요. '날씨가 따습다' '따스운 봄바람'과 같이 써요. 여린말은 '다습다'이고 큰말은 '뜨습다'예요. 유의어로는 '따뜻하다' '따스하다'가 있어요. 참고로 '배부르고 등 따습다'는 속담이 있는데,..

[예쁜 말 바른 말] [228] '설'과 '조롱이떡'

[예쁜 말 바른 말] [228] '설'과 '조롱이떡' *이 가게는 (조롱이떡, 조랭이떡)과 가래떡으로 만든 개성떡만둣국이 유명하다. *한 택배 회사의 파업이 계속되면서 (구정, 설) 연휴 택배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첫 번째 문장의 정답은 '조롱이떡'입니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구정' 대신 '설'을 쓰는 것이 좋아요. 설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은 떡국이지요. 떡국을 만들 때 주로 긴 가래떡을 엽전 모양으로 먹기 좋게 잘라 사용하는데, 지역에 따라 '조롱이떡'을 넣기도 해요. 조롱이떡은 조롱박 모양에 빗대서 붙인 이름이에요. '흰 떡을 조그만 조롱박처럼 허리가 잘록하게 빚어 만든 떡'이라는 뜻이죠. 북한 개성 지방의 전통 떡이랍니다. '설'과 비슷한 말로는 '설날''원..

[예쁜 말 바른 말] [227] '당최'와 '생뚱맞다'

[예쁜 말 바른 말] [227] '당최'와 '생뚱맞다' ▲ /정서용 *"그 많던 관광객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당췌 사람 발길이 없습니다." *쌩뚱맞은 오미크론 작명 논란 위 두 문장에는 틀리게 쓴 말이 있어요. '당췌'를 '당최'로, '쌩뚱맞은'을 '생뚱맞은'으로 고쳐 써야 해요. '당최'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처음을 뜻하는 '당초(當初)'와 '-에'가 결합한 말입니다. 주로 부정의 뜻이 있는 말과 함께 쓰여 '도무지'의 뜻을 나타내지요. '그 일은 당최 감이 잡히질 않는다'와 같이 써요. 참고로 '당초'를 강조해 이르는 말로는 '애당초'가 있어요. 많은 사람이 흔히 쓰는 '애시당초'는 잘못된 말이랍니다. '생뚱맞다'는 행동이나 말이 상황에 맞지 않고 매우 엉뚱하다는 뜻이 있어요. '그는 생뚱맞은 이야기..

[예쁜 말 바른 말] [226] 능수능란

[예쁜 말 바른 말] [226] 능수능란 입력 : 2022.01.12 03:30 *먼저 정독을 통해 읽기가 능숙능란해질 경우 다독을 지도한다. 위 문장에서 틀리는 말이 있어요. '능숙능란'을 '능수능란'으로 고쳐 써야 해요. '능수능란(能手能爛)하다'는 어떤 일에 익숙하고 솜씨가 좋다는 뜻이에요. '능수'는 능숙한 솜씨나 그런 솜씨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별도 낱말이에요. 예컨대 '어려운 일이라고 피하는 것만이 능수는 아니다'같이 써요. '능란(能爛)하다' 역시 익숙하고 솜씨가 있다는 뜻이죠. 그런데 능하고 익숙하다는 뜻을 가진 '능숙(能熟)하다'와 '능란하다'가 합쳐져서 '능숙능란하다'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 보여요. 인터넷에는 '능숙능란한 처세' '능숙능란 수준 높..

[예쁜 말 바른 말] [225] '에요'와 '예요'

[예쁜 말 바른 말] [225] '에요'와 '예요' *이것이 보고 싶은 책이(에요, 예요)? *저 애는 누구(에요, 예요)?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차례대로 '에요' '예요' 입니다. 국어 실력이 좋은 사람도 자주 헷갈리는 맞춤법 중 하나가 '에요' '예요'랍니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서도 '오빠는 진짜 천재에요' '저는 범인이 아니예요'같이 틀리게 쓴 표현이 눈에 띕니다. '에요'는 '이다' '아니다'의 어간 뒤에 붙어요. 어떤 사실을 상대에게 설명하거나 묻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입니다. 예컨대 '그의 말은 사실이 아니에요' '이곳엔 웬일이에요?'와 같이 써요. '예요'는 '이에요'의 준말입니다.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 '에요'가 붙은 거. 받침이 없는 명사·대명사·수사..

[예쁜 말 바른 말] [224] '양수겸장'과 '동고동락'

*최근 동해시가 무릉 복합 체험 관광 단지를 선보이면서 바다와 계곡 양수겸장형 액티비티 관광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제작진이 "다 함께 동고동락했던 작품이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에요. 여기에 쓰인 사자성어는 사람들이 자주 틀리는 것들이에요. '양수겸장(兩手兼將)'은 원래 장기에서 두 말이 한꺼번에 장을 부를 때 쓰는 말이에요. 그런데 일상생활에선 양쪽에서 동시에 하나를 노리는 걸 말해요. 예를 들어, 관료들이 권력을 행사하면서 동시에 이권도 취한다면 '양수겸장을 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양수겹장'이라고 잘못 쓸 때가 많아요. 아마도 '둘'을 뜻하는 '양(兩)'자가 포개지거나 거듭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