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말 바른 말 88

[예쁜 말 바른 말] [253] '이슥하다'와 '으슥하다'

[예쁜 말 바른 말] [253] '이슥하다'와 '으슥하다' 입력 : 2022.07.27 03:30 *그들은 밤이 (으슥하도록, 이슥하도록) 대화를 이어갔다. *(으슥한, 이슥한) 골짜기를 지날 때 뭔가 꿈틀거리는 소리가 들려 오싹했다. 위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발음이 비슷해서 혼동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답은 차례대로 '이슥하도록' '으슥한'입니다. '이슥하다'는 밤이 꽤 깊다는 뜻으로 '아버지는 간혹 밤이 이슥해서야 집에 돌아오셨다' '이슥한 밤'과 같이 쓸 수 있어요. 대부분 '밤'과 같이 쓰는 말이지요. 평안도 지방에서는 '이슥하다' 대신 '으슥하다'라는 방언을 쓴대요. '으슥하다'는 두 가지 뜻이 있어요. 먼저 무서움을 느낄 만큼 깊숙하고 후미지다는 뜻으로, '으슥한 골목길' '으슥..

[예쁜 말 바른 말] [252] '에티오피아'와 '아프가니스탄'

[예쁜 말 바른 말] [252] '에티오피아'와 '아프가니스탄' 입력 : 2022.07.20 03:30 *(에티오피아, 이디오피아) 젊은이들이 한류에 열광하는 이유는 가족애를 중시하는 비슷한 문화 특성 때문이라고 한다. *페르시아족은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아프카니스탄) 일부에 걸쳐 살고 있다. 괄호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차례대로 '에티오피아'와 '아프가니스탄'입니다. 아프리카 동북부 홍해에 면해 있는 에티오피아(Ethiopia)는 커피로 무척 유명한 국가인데요. '이디오피아' '이티오피아' '에디오피아' '에티오피아' 등 여러 표기가 혼용되고 있어요. 1980년대 중반까지는 '이디오피아'라는 발음과 표기가 일반적이었지요. 그렇다 보니 '이디오피아 커피'라는 말도 우리에게 익숙하고요. 하지만..

[예쁜 말 바른 말] [251] '지루하다'와 '지리하다'

[예쁜 말 바른 말] [251] '지루하다'와 '지리하다' 입력 : 2022.07.13 03:30 *(지루한, 지리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괄호 안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골라 보세요. '지리한'은 많은 사람이 익숙하게 쓰는 표현이지만, 이는 '지루한'을 잘못 쓴 말입니다. 장마가 길어지는 경우 많은 사람이 '지리한 장마'라고 표현하지요. '지리한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다' '지리한 기다림'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하고요. 그러나 '지리하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돼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는 뜻을 가진 '지루하다'의 비표준어입니다. 지루하다의 '지루'는 '지리'(支離)의 모음 발음이 변해 굳어진 것인데요. 표준어규정 제11항에 따르면, 일부 단어에서는 모음의 발..

[예쁜 말 바른 말] [250] '관여'와 '간여'

[예쁜 말 바른 말] [250] '관여'와 '간여' 입력 : 2022.07.06 03:30 *그는 이번 일의 책임을 통감하며 그동안 (관여, 간여)하던 일체의 공직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괄호에 들어가기에 더욱 적절한 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관여'입니다. '관여'(關與)는 '어떤 일에 관계하여 참여함'이라는 의미입니다. '간여'(干與)는 '어떤 일에 관계하여 참견함'이라는 뜻으로, 두 말은 그 의미가 유사합니다. 먼저 관여의 예를 들면, '정치에 관여하다' '이 업무에 관여한 사람만 해도 100명이 넘는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간여는 '그 사람의 감정에는 내가 간여할 바가 아니다' '나의 사생활에 사사건건 간여하지 않으면 좋겠다'와 같이 써요. 두 낱말의 유의어는 '간섭' '관계' '참견' '개..

[예쁜 말 바른 말] [249] '카페'와 '돈가스'

[예쁜 말 바른 말] [249] '카페'와 '돈가스' 입력 : 2022.06.29 03:30 최근 여행객이 늘고 있어요. 여행 관련 정보 검색을 할 때나 관광지의 간판·메뉴판 등에서 많이 틀리는 외래어 표기 두 가지를 알아봅시다. 커피·차 등의 음료, 주류나 간단한 서양식 음식을 파는 소규모 음식점을 뜻하는 'cafe'(프랑스어 café)의 규범 표기는 '까페'가 아니라 '카페'예요.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거죠. 그러나 외래어 발음법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서 현실적인 발음 '까페'가 허용될 여지는 있다고 국립국어원에서는 설명하고 있어요. 빵가루를 묻힌 돼지고기를 기름에 튀긴 요리인 일본어 'ton[豚] kasu'는 [돈까스]로 발음하지만, 역시 외래어..

[예쁜 말 바른 말] [248] '실제'와 '실재'

[예쁜 말 바른 말] [248] '실제'와 '실재' 입력 : 2022.06.22 03:30 *백제 불상의 얼굴은 (실제, 실재)했던 사람을 모델로 쓴 것 같이 인간미가 느껴졌다. *그녀는 성격이 밝아서 그런지 (실제, 실재)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괄호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얼른 정답을 찾기 쉽지 않지요? 정답은 차례대로 '실재'와 '실제'입니다. 두 낱말의 차이를 정확히 알아볼까요? '실제(實際)'는 '있는 사실이나 현실 그대로의 상태나 형편'을 뜻하는 명사입니다. 즉 보고 듣는 등의 경험을 통해 무엇인가를 직접 하거나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실제 상황' '실제 모습' '이론과 실제'와 같이 써요. 또 '거짓이나 상상이 아니고 현실적으로'라는 뜻을 가진 부사어로서 '실제 경험했..

[예쁜 말 바른 말] [247] '헌칠하다'와 '훤칠하다'

[예쁜 말 바른 말] [247] '헌칠하다'와 '훤칠하다' 입력 : 2022.06.15 03:30 *형은 성격도 좋고 외모가 헌칠해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말에서 '헌칠해서'는 맞는 표현일까요? 혹시 '훤칠해서'를 잘못 쓴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헌칠하다'는 '훤칠하다'를 잘못 쓴 말이 아닙니다. 두 낱말은 같은 뜻으로 쓰이면서도 약간 차이가 있어요. '헌칠하다'는 '키나 몸집 따위가 보기 좋게 어울리도록 크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키가 헌칠하면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린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훤칠하다'는 어떤 대상이 '길고 미끈하다' '막힘없이 깨끗하고 시원스럽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뜰에는 해바라기 두 그루가 훤칠하게 자라 있었다' '훤칠한 이마'와 같..

[예쁜 말 바른 말] [246] '족집게'와 '쪽가위'

[예쁜 말 바른 말] [246] '족집게'와 '쪽가위' 입력 : 2022.06.08 03:30 *'출구 조사 또 맞을까? 대선 쪽집게 예측.' 이 문장에서 '쪽집게'는 너무 자연스럽게 읽혀 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나 쪽집게는 여러 지역에서 쓰는 '족집게'의 방언으로, 이 말은 틀리는 표현입니다. 따라서 '시험 대비 쪽집게 특강' '쪽집게 과외' '쪽집게 도사' 같은 말은 모두 틀리는 것이지요. '족집게'는 주로 잔털이나 가시 따위를 뽑는 데 쓰는 쇠로 만든 작은 기구를 이르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어머니의 흰머리를 족집게로 뽑아 드렸다'와 같이 써요. 또 어떤 사실을 정확하게 지적해 내거나 잘 알아맞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예컨대 '그 점쟁이는 ..

[예쁜 말 바른 말] [245] '밀어붙이다'와 '벗어부치다'

*충분한 협의 없이 정책을 서둘러 (밀어붙이면, 밀어부치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는 옷을 (벗어붙이고, 벗어부치고) 서둘러 사람들의 싸움을 말렸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밀어붙이면' '벗어부치고'입니다. '붙이다'와 '부치다'를 헷갈리는 경우도 많고, 이 두 말이 붙는 낱말을 잘못 쓰는 경우도 많은데요. '밀어붙이다'는 '밀어서 한쪽에 붙어 있게 하다'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계속 과감하게 추진하다'라는 두 가지 뜻이 있어요. 차례대로 예를 들면 '컴퓨터를 책상 구석에 밀어붙여 놓았다' '일을 계획대로 밀어붙이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벗어부치다'는 '대들 기세로 급하게 벗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비슷한 말로 '벗어젖히다'가 있어요. '두 남자는 윗도리..

[예쁜 말 바른 말] [244] '애끓다'와 '애끊다'

[예쁜 말 바른 말] [244] '애끓다'와 '애끊다' 입력 : 2022.05.25 03:30 *무너진 건물 더미 옆에서 아들의 구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애끓는, 애끊는) 심정. 위 괄호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둘 다 쓸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아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어머니의 처절한 슬픔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애끊는'도 되고, 아들이 구조되길 바라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마음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애끓는'도 가능한 거지요. 그러나 두 말의 사전적 의미는 조금 달라요. 두 말은 창자의 옛말로 근심에 싸여 초조한 마음속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애'에 각각 '끓다'와 '끊다'가 결합해 이뤄진 말이에요. '애끓다'는 '몹시 안타깝거나 마음이 쓰여서 속이 끓는 듯하다'는 뜻이 있어요. '애간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