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말 바른 말 88

[예쁜 말 바른 말] [243] '막내딸'과 '막냇동생'

[예쁜 말 바른 말] [243] '막내딸'과 '막냇동생' *덕혜옹주는 조선왕조 최후의 황녀로 고종의 (막내딸, 막냇딸)로 태어났다. *(막내동생, 막냇동생)이 용돈을 모아 할머니께 카네이션과 선물을 사 드려 너무 대견했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차례대로 '막내딸' '막냇동생'입니다. 여러 형제자매 중 맨 마지막으로 태어난 사람을 뜻하는 말이 '막내'이지요. 비슷한 말은 '막내둥이' '막둥이' '막냇자식'이고, 반대말은 '맏아이' '맏이' '맏자식'입니다. 막내딸은 맨 끝으로 태어난 딸로, 반대말은 '맏딸'이지요. 북한에서는 막내딸을 '막동딸'이라고 한대요. '막냇동생(同生)'은 맨 끝의 동생을 뜻하며 같은 말은 '막내아우'입니다, 발음은 [망내동생]이 아닌 [망내똥생] 또는 [막낻똥생]이 맞아요. 순우..

[예쁜 말 바른 말] [242] '장애'와 '장해'

*"이 보험은 과잉행동장애(ADHD) 등 행동 발달 장애 진단 급부를 제공한다. 학교 생활 중 재해 장해 등 일상생활에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한다." 위 문장은 최근 한 보험사가 새로 출시한 어린이보험 내용의 일부인데요. '장애'와 '장해'는 어떻게 다를까요?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이 구별됩니다. '장애'는 어떤 사물의 진행을 가로막아 거치적거리게 하거나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뜻으로, '의사소통 장애'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시각 장애'와 같이 '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를 뜻하기도 해요. 또 통신에서 신호의 전송을 방해하는 잡음이나 혼신(송신 신호가 섞여 들리는 일) 같은 물리적 현상을 뜻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방송 중에 여..

[예쁜 말 바른 말] [241] '떠벌리다'와 '떠벌이다'

[예쁜 말 바른 말] [241] '떠벌리다'와 '떠벌이다' 입력 : 2022.05.04 03:30 * 소셜미디어에 반 친구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떠벌이는, 떠벌리는) 것도 학교 폭력이다. * 그는 코로나 시기에 새로운 사업을 (떠벌여, 떠벌려) 곤욕을 치렀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차례대로 '떠벌리는' '떠벌여'입니다. '떠벌리다'는 '이야기를 과장하여 늘어놓다' '허풍을 치며 수다스럽게 지껄여 댄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정치인들이 떠벌리는 포퓰리즘 공약을 하나하나 점검해 보고 투표해야 한다"와 같이 써요. 흔히 수다스럽게 떠드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떠벌이'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떠버리'의 잘못된 표현이랍니다. '떠벌이다'는 '(사람이 일이나 사업을) 큰 규모..

[예쁜 말 바른 말] [240] '다랑이'와 '나부랭이'

[예쁜 말 바른 말] [240] '다랑이'와 '나부랭이' 입력 : 2022.04.27 03:30 *"지난 휴일 경상남도 남해에 있는 '다랭이 마을'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산비탈을 깎고 석축을 쌓아 만든 다랭이 논에 가득한 유채꽃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어요." 이 글에서 '다랭이'의 표준말은 '다랑이'입니다. '다랑이'는 산골짜기의 비탈진 곳 등에 있는 좁고 긴 계단식 논배미(논두렁으로 둘러싸인 논의 구역)를 뜻해요. '다랑논' '논다랑이'라고도 하죠. '다랭이'는 '다랑이'의 방언이랍니다. 참고로 '다랭이 마을'은 다랑이 논이 많아서 붙은 이름인데, 구수한 사투리 발음을 살려 '다랑이 마을'이 아닌 '다랭이 마을'로 통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어원은 '다랑이'라는 것을 알아두세요. 이와 ..

[예쁜 말 바른 말] [239] '부수다'와 '부시다'

[예쁜 말 바른 말] [239] '부수다'와 '부시다' *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갑자기 나오니 눈이 부셔 한동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 폭발물이 가득한 차에 납치된 남자가 온 힘을 다해 문을 부셔 탈출에 성공했다. 두 문장에 틀린 말이 있나요? 둘 다 자연스럽게 읽혀 틀린 부분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 첫째 문장의 '부셔'는 형용사 '부시다'의 어간 '부시-'에 종결 어미 '-어'가 붙어 줄어든 말입니다. 따라서 틀린 부분이 없지요. 그러나 둘째 문장의 '부셔'는 '부숴'를 잘못 쓴 거예요. '부수다'의 어간 '부수-'에 '-어'가 붙어서 줄어든 말은 '부숴'예요. '부수다'는 '단단한 물체를 여러 조각이 나게 두드려 깨뜨리다' '만들어진 물건을 두드리거나 깨뜨려 못 쓰게 만..

[예쁜 말 바른 말] [238] '쿠킹 포일'과 '파이팅'

[예쁜 말 바른 말] [238] '쿠킹 포일'과 '파이팅' 입력 : 2022.04.13 03:3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 지역에서 생산되던 원자재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알루미늄 쿠킹 호일과 밀가루 가격이 많이 올랐다." 최근 뉴스 내용입니다. 위 문장에서 어색하거나 틀리는 표현을 찾아보세요. '쿠킹 호일'은 '쿠킹 포일'을 잘못 쓴 것입니다. '호일'은 '포일'로 써야 어문 규정에 맞습니다. '포일(foil)'은 금이나 알루미늄 따위의 금속을 종이처럼 얇게 펴서 만든 것으로, 특히 요리나 포장에 쓰는 알루미늄박(箔)을 이르는 말입니다. [f] 발음은 'ㅎ'이 아니라 'ㅍ'으로 적어야 한다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호일'이 아니라 '포일'이라고 써야 합니다. [f] 발음이 들어 있는 외래어로 ..

[예쁜 말 바른 말] [237] '자랑스러운'과 '자랑스런'

[예쁜 말 바른 말] [237] '자랑스러운'과 '자랑스런' 입력 : 2022.04.06 03:30 * 행사를 진행하면서 한 사회자가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낭송합니다.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위 예문에서 틀린 말을 찾아 고쳐 보세요. 많은 사람이 '-러운'을 '-런'으로 축약해 '자랑스런'이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맞춤법에 맞는 표기는 '자랑스러운'입니다. '자랑스럽다'는 "남에게 드러내 뽐낼 만한 데가 있다"는 뜻입니다.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와 같이 쓰지요. '부럽다'의 활용형은 '부런'이 아닌 '부러운'이고, '서럽다'의 활용형도 '서런'이 아닌 '서러운'으로 표기해야 합니다. 이..

[예쁜 말 바른 말] [236] '가리어지다'와 '가리워지다'

[예쁜 말 바른 말] [236] '가리어지다'와 '가리워지다' "그대여 힘이 돼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 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 요즘 인기리에 방영하는 한 드라마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가리워진 길' 노랫말 일부입니다. 위 내용에서 틀리는 말이 있나요? 아마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러나 위 예문에서 '가리워진'은 '가리어진'을 잘못 쓴 것입니다. '가리워진' '가리워져'의 기본형인 '가리워지다'는 '가리어지다'의 비표준어입니다. '가리어지다'는 '가리다'의 피동형으로 '-어지-'가 붙어 '(사물이 다른 사물에) 막혀 보이지 않게 되거나 드러나지 않게 되다'라는 뜻이 있어요. '교통 표지판이 현수막으로 가리어져서 보이지 않았다'와 같이 쓸 수..

[예쁜 말 바른 말] [235] '송어'와 '숭어'

[예쁜 말 바른 말] [235] '송어'와 '숭어' * 경칩이 지나면서부터 라디오 방송에서 경쾌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슈베르트 가곡과 피아노 5중주곡 '숭어'가 많이 들려옵니다. 위 문장에서 틀린 말을 찾아 바르게 고쳐 보세요. 정답은 '숭어'를 '송어'로 바꾸는 거예요. 1817년 작곡된 슈베르트 가곡 '송어(Trout)'는 일제 강점기 때 '숭어'로 잘못 번역되면서 2010년대 초까지 음악 교과서에 그대로 사용돼 왔지요. 그러다 보니 아직도 음악회의 포스터나 가곡집 등에 '숭어'로 잘못 나와 있기도 해요. 송어와 숭어의 차이를 알고 있나요? 송어는 주로 맑은 계곡이나 강·호수에 서식하는 물고기입니다. 가곡의 가사에는 '거울같이 맑은 강물에 송어가 헤엄쳐 다니네'라는 구절이 있지요. 반면 숭어는 우리나라..

[예쁜 말 바른 말] [234] '실랑이'와 '실갱이'

[예쁜 말 바른 말] [234] '실랑이'와 '실갱이' *시장은 물건 값을 흥정하며 (실랑이, 실갱이, 승강이)를 벌이는 상인과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괄호에 들어갈 말 중 알맞은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실랑이'와 '승강이' 두 가지예요. '서로 자기 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두 낱말은 동의어 관계예요. 예를 들면 '접촉 사고로 운전자들 사이에서 실랑이(승강이)가 벌어졌다'와 같이 쓰지요. 참고로 '실랑이'는 순우리말이고 '승강이(昇降이)'는 한자어입니다. 유의어로는 다툼, 시비, 싸움 등이 있습니다. '실랑이'는 위의 뜻 외에 '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빚쟁이들한테 실랑이를 당하는 아주머니가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