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두줄칼럼 67

[이동규의 두줄칼럼] [57] Back to the Basic(B2B)

[이동규의 두줄칼럼] [57] Back to the Basic(B2B)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9.30 03:00 “불황기 경영은 겨울철 등산과 같다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 자식들 성적과 남편 월급 빼곤 다 오른다고들 한다. 환율, 물가, 금리까지 경제는 삼중 공포영화 수준이다. 그러나 불황기에도 찬스가 있고 혜택이 있다. 역시 기본에 해답이 있는 법이다. 첫째, 그동안 벌여 놓은 것 중 No.1, 2를 제외하고는 과감히 정리할 절호의 기회다. 둘째, 연구 개발(R&D)과 치열한 학습을 통해 조직의 내공을 기르는 것이다. 셋째, 호황기와 달리 유능한 인재를 비교적 저렴하게 모실 수 있는 찬스가 바로 지금이다. 계곡이 깊으면 산이 높고, 겨울에도 밀짚모자를 사라고 했던가. 역..

[이동규의 두줄칼럼] [56] 염치

[이동규의 두줄칼럼] [56] 염치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9.23 03:00 “동물은 수치심이 없다 염치가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 예의염치(禮義廉恥)는 나라를 버티게 하는 공직자의 네 가지 덕목[四維]이다. 사람은 누구나 부끄러운 마음(心)이 들 때에는 귀[耳]부터 빨개진다. 이걸 나타내는 글자가 ‘치(恥)’이다. 사람과 동물을 가르는 내적 기준이 이것이다. 염치는 인생 법정에서 채택되는 양심의 증거이자 용기의 원료다. 염치가 있어야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회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엔 인간의 도리를 내팽개친 파렴치, 몰염치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러한 부류는 잘못을 범하고도 부끄러움은커녕 적반하장과 안면몰수가 주특기다. “수치심은 제2의 속옷이..

[이동규의 두줄칼럼] [55] 의미와 재미

[이동규의 두줄칼럼] [55] 의미와 재미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9.16 03:00 ❝의미 있는 일을 재미있게 하라. 두 가지가 결합해야 대박이 난다❞ 인생의 두 가지 축은 의미와 재미다. 그러나 한국인이 세계 최고로 잘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을 재미없게 하는 것이다. 국내 어느 조직을 가봐도 의미는 있는데 재미가 없다. 특히 회의실에 들어가면 누구나 회의적인 얼굴이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창조는커녕 생산성조차 기대 난망이다. 정치에서도 재미는 가출한 지 오래다. 월트 디즈니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재미’라고 외쳤다. 감정노동(emotional work) 위주의 서비스업에서 재미의 위력은 더욱 강력하다. 재미는 즐거움을 잉태하고, 즐거움은 놀랄 만한 성과로 보답한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54] 내공(內功)

[이동규의 두줄칼럼] [54] 내공(內功)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9.09 03:00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다 내공이란 나와 다름을 이해하는 힘이다 술 한잔 해보면 산전, 수전 나아가 공중전까지 섭렵해온 사람은 너무나 많다. 각자 중원 무협지 한 편이다. 역사(history)란 그 사람의(his) 이야기(story)란 풀이가 그럴듯하다. 외공이 근육이라면 내공은 정신이다. 특히 젊은 날의 고난은 인생의 보약이다. 내공은 치열한 담금질을 통해 얻게 된 삶의 맷집이다. 내공의 진면목은 위기에 저절로 드러난다. 내공이 부족하면 표정이 심각하고 말이 번잡해진다. 일단 주위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많은 건 하수다.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을 많이 겪어내야 내공이 세진다. 이 단계가 지나야 화이부..

[이동규의 두줄칼럼] [53] 고수와 하수(1)

[이동규의 두줄칼럼] [53] 고수와 하수(1)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9.02 03:53 하수는 어렵고 복잡하다 고수는 쉽고 단순하다 모든 역사를 통해 단순함은 복잡함을 이겨왔다. 애플과 이케아, 무지(MUJI)가 그랬고, 오래된 유행가 가사가 그랬다. 초대박 신제품은 늘 조작이 쉽고 단순한 제품이라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함(simplicity)이란 경지는 말처럼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다. 이에 비해 소위 먹물 계층은 말이나 글이 대개 어렵고 복잡하다. 가장 중요한 재미는 아예 기대 난망이다. 아인슈타인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충분히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진짜 고수의 세 가지 특징은 가장 쉽게 말하고, 복잡한 걸 단순하게 처리하며, 엄청 ..

[이동규의 두줄칼럼] [52] 경청(傾聽)

[이동규의 두줄칼럼] [52] 경청(傾聽)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8.26 03:00 경청이란 두 귀로 설득하는 기술이다 귀명창이 소리꾼을 만든다 인간의 삶이란 결국 말하고, 읽고, 듣기다. 이 세 가지 중에 가장 어렵다는 것이 듣기다. 우여곡절 끝에 애플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직원들에게 자신을 CLO(Chief Listening Officer)라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서양판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지혜다. 리더십은 소통이며, 경청은 소통의 전공필수 과목이다. 여기서 경청이란 듣는 기술이 아니라 두 귀로 설득하는 기술이다.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나, 듣기를 배우는 데는 60년(耳順)이 걸린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지혜는 듣는 데서 오고 후회는 말하는 데서 온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51] 관점(觀點)

[이동규의 두줄칼럼] [51] 관점(觀點)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8.19 03:00 관점은 생각의 각도다 관점을 이동하라 판다-원숭이-바나나 중에 2가지를 묶어 보라고 하면, 관계주의적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다수는 동물 조합 대신 원숭이-바나나를 선택한다고 한다. 관점(perspective)은 새로운 시대의 출입구이다. 개인이건 국가건 역사적 대전환의 동력은 늘 관점의 이동, 즉 바라보는 생각을 바꾼 결과다. 발상의 전환도 관점 이동의 한 사례로 본질과의 결혼이자 익숙함과의 이혼이다. 사람은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따지고 보면 정상이란 말보다 비정상인 말은 없다. “망치를 든 자에겐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 촌철살인마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50] 용인(用人)

[이동규의 두줄칼럼] [50] 용인(用人)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8.12 03:00 물은 건너봐야 안다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 “명선수는 명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스포츠 격언이다. 영업을 잘해서 발탁했더니 본사 영업 기획에선 죽을 쑤거나 반대로 기획통이 막상 현장에선 헤매는 일은 다반사다. 공부 잘했다고 사업을 잘하는 건 더욱 아니다. 생전에 이건희 회장이 강조하던 앎의 5단계 중 세 번째는 ‘용(用)’이다. 용인술의 핵심은 맹자의 ‘임현사능(任賢使能)’이다. 어진[賢] 인재에게는 일을 맡기고, 유능한[能] 인재에게는 일을 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움직이게 하려면 엄정한 신상필벌이 충분조건이다. 언제나 결론은 사람이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49] 프로의 정석

[이동규의 두줄칼럼] [49] 프로의 정석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8.05 03:00 정석을 배워라 정석을 버려라 인류 최고 두뇌 게임, 바둑에서 정석(定石)을 모르고 달려들면 백전백패다. 프로에 입문한 기사치고 정석을 모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렇다고 정석대로 두는 프로도 한 명도 없다. “음악을 창조하려면 기존 법칙을 몽땅 잊어야 한다”고 했던 음악 여제(女帝) 나디아 블랑제의 말을 상기해보라. 소위 매뉴얼이란 아마추어의 전유물이다. 각 분야에서 프로란 사람들을 보면 결코 논리적인 사람이 아니다. 논리와 합리만 가지고는 감동을 이루어낼 수 없다. 논리는 기본이다. 논리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없으면 상대는 감동하지 않는다. 이것이 어렵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48] 21세기 공감 자본

[이동규의 두줄칼럼] [48] 21세기 공감 자본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7.29 03:00 공감은 인간만이 가진 유니크한 무기다 나는 공감한다, 고로 존재한다 지적 자본, 매력 자본을 넘어 ‘공감 자본’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메타노믹스 시대는 인간의 마음[心]이 최고의 상품이다. 공감(共感)은 스마트 로봇이나 아바타로서는 접근 불가한 고도의 감정이입 세상이다. 특히 기성세대는 목표를 지향하지만, MZ 세대는 공감을 지향한다. 공감이 있으면 문화가 되지만 공감 없이 지시만 있으면 제도가 된다. CEO의 정의도 ‘Chief Empathy Officer’로 새로워지고 있다. 결국 공감이란 경청에서 출발해 감동으로 끝나는 감성 여행길이다. 공평은 공정을 이길 수 없고, 공정은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