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두줄칼럼 67

[이동규의 두줄칼럼] [37] 시대정신(Zeitgeist)

[이동규의 두줄칼럼] [37] 시대정신(Zeitgeist)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5.13 03:00 지금 한국은 몇 시인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 열리고 있다 경영이란 경(經:정신·가치)을 영(營:operate)하는 일이다. 멘털이 중요한 건 기업이건 국가이건 마찬가지다. “잘살아보세” 불과 다섯 글자로 5000만을 단결시킨 불후의 카피를 보라. 바야흐로 세계의 보물섬, 대한민국에 5만불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대정신이란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생각이다. 상식과 공정은 기본이다. 민주(民主)가 육체라면 자유(自由)는 피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지성주의’란 고급진 단어에 희망이 묻어난다. “지금은 혁신도 사치다. 제발 제자리에만 돌려달라.” 어느 택시 기사의 말이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36] 효(孝)

[이동규의 두줄칼럼] [36] 효(孝)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5.06 03:00 효는 한국사회의 운영체계(OS)다 불효자가 잘되는 건 본 적이 없다 한국의 키워드가 효(孝)라면 일본은 충(忠)이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효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작동시키는 근본 원리[道]이자 세계적인 정신과학이다. K팝, K푸드 등 한류는 물론이고 우리가 수출해온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의 밑바닥에도 효가 묻어난다. 과거 아시아를 뜨겁게 달군 ‘겨울연가’, ‘대장금’에 열광했던 진짜 이유는 그들에겐 이미 사라져버린 정신가치, 즉 효에서 발효된 인간 삶의 향기였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효(孝)라는 시스템에 IT를 탑재하여 스토리텔링을 입히면 세계 최강이다. 이걸 우리만 모르고 있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35] 검색보다 사색이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35] 검색보다 사색이다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4.29 03:00 검색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진정 사유는 고독을 먹고 자란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코를 박고 저 푸른 하늘 대신 휴대폰만 쳐다보는 검색의 고수가 넘쳐 난다. 이는 자신의 뇌를 아웃소싱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일종의 고급 바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지만 진짜 스마트한 사람은 찾기 어려운 이유다. 검색이 구슬이라면 사색은 목걸이다. AI 시대 인간의 최종 경쟁력은 결국 ‘새로운 다름’을 향한 자신만의 유니크한 생각이다. 최근 한국 최고 부자로 등극한 카카오 창업자조차 “인터넷 검색은 독서를 대신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세상의 모든 리더(leader)는 리더(..

[이동규의 두줄칼럼] [34] 새로운 눈으로 인재를 보라

[이동규의 두줄칼럼] [34] 새로운 눈으로 인재를 보라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4.22 03:00 핵심 인재는 없다 인재가 핵심일 뿐이다 “사람은 많은데 쓸 만한 인재는 없다”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사람을 고르는 눈이 없는 것이다. 용병 잘하는 자에게는 버릴 병졸이 없고, 글을 잘 짓는 자에게는 따로 가려 쓸 글자가 없다고 했다. 경영은 곧 사람이다. “사람을 쓰려면 의심하지 말고, 의심이 가면 쓰지 말라(用人勿疑, 疑人勿用)”는 것은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의 철학으로 잘 알려진 글귀다. 경영학 이론상 리더십은 결국 권한위임(empowerment)의 함수이며, 그 핵심은 공정한 평가다. 진정한 리더십은 새로운 인재를 찾는 데 있는 게 아니..

[이동규의 두줄칼럼] [33] 최고의 장군

[이동규의 두줄칼럼] [33] 최고의 장군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4.15 03:00 지장보다 덕장이다 덕장보다 현장이다 직장 회식 때 건배사로도 많이 쓰이는 사자성어 중에 ‘우문현답’이 있다. 이 말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란 거다. 문제는 현장을 모르고서는 풀리지 않는다. 모든 탁상행정은 현장과의 괴리에서 양산된다. 심지어 의전까지 갖춘 현장 방문을 현장 경영이라 우기는 기막힌 사례도 많다. “More Boots, Less Pants.” 현장 경영의 진수는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듣고 즉석에서 해결하는 데 있다. 물건을 만들 때 혼(魂)을 넣어 만든다는 실용 국가 일본의 장인 정신과 히든 챔피언의 나라 독일의 경쟁력은 바로 현장 마이스터의 손끝에서 나온다. 최고의 장..

[이동규의 두줄칼럼] [32] 어깨에 힘을 빼라

[이동규의 두줄칼럼] [32] 어깨에 힘을 빼라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4.08 03:00 사막에서 탈출하려면 바퀴 바람을 빼야 한다. 결국 인생은 힘빼기 시합이다. 기업 경영과 가장 일맥상통한 종목은 골프다. 골프 잘 치는 비결은 네 글자로 ‘천고마비(천천히 고개를 들고 마음을 비워라)’라 한다. 특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인생이건 골프건 망가지게 돼있다. 골프에서 힘 빼는 걸 배우는 데만 보통 10년이 걸린다고들 한다. 갯벌에서 쑤욱 하고 발이 빠질 때의 공포감은 빠져 본 사람만이 안다. 그러나 힘을 주면 줄수록 더욱 빠져들게 되는 것이 갯벌이다. 사막에서 차가 모래에 빠지면 살아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퀴에서 바람을 빼는 것이다. 광활한 자연 앞에선 역시 부드럽고 ..

[이동규의 두줄칼럼] [31] 기대 낮추기

[이동규의 두줄칼럼] [31] 기대 낮추기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4.01 03:00 고객의 기대를 높이지 마라. 당신의 결혼 생활을 되돌아보라. 장사의 성공 요인은 반복 고객(repeat customer), 즉 단골을 만드는 일이다. 고객 만족(CS)의 핵심인 고객 가치 창조란 것도 알고 보면 단순하다. 이는 고객이 지불한 돈보다 얻은 가치가 더 크다고 느끼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최고로 맛있는 통닭’을 내걸고 개업한 식당을 보라. 고객의 기대를 한껏 부풀린 결과는 뼈아픈 실패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결혼 생활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기대를 낮추고, 실행치를 높여라” 하는 것은 경영학의 오랜 진리다. 역대 정권이 하나같이 집권 초기에 높았던 지지도가 반 토막이 된 것..

[이동규의 두줄칼럼] [30]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

[이동규의 두줄칼럼] [30]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3.25 03:00 | 수정 2022.03.25 03:00 급한 것과 중요한 것은 다르다. 무엇이 중요한 건지 아는 게 고수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 셋째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이다. 중국의 바둑 격언인 위기십결(圍棋十訣)에도 ‘사소취대(捨小取大)’가 있다. 하수는 급한 곳을 틀어막고자 하는데, 고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중요한 곳을 둔다. 일의 우선순위 배분과 관련하여 경영학에서 쓰이는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는 ‘중요함(important)’과 ‘시급함(urgent)’의 선택 함수다. 알고 보면 급한 일이 중요한 경우는 드물다. “성공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의 가장 큰 ..

[이동규의 두줄칼럼] [29] 겸손(謙遜)

[이동규의 두줄칼럼] [29] 겸손(謙遜)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3.18 03:00 고개를 숙인다고 겸손은 아니다. 겸손은 머리의 각도가 아니라 마음의 각도다. 감사가 하늘을 만나는 방법이라면, 겸손은 사람을 만나는 방법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최고의 처세는 역시 겸손이다. 그러나 습관성 고개 숙이기는 일종의 가면이다. 특히 90도 폴더 인사는 배신의 예비 동작으로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진정한 겸손은 깊은 자신감에서 나오는 법이다. 제인 오스틴은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고 썼다. 정작 겸손의 핵심은 나를 낮추기보다는 상대를 높이는 데에 있다. 중요한 건 진짜 고수는 힘이 있을 때 겸손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28]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28]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2.03.11 03:00 1등보다 1류가 되어라. 1등은 한 명이지만 1류는 다르다. 거대한 시대적 변곡점에서 한국은 더 이상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며, 21세기 ‘동방학습지국’으로 재탄생되어야 한다. 특히 그동안 우리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강요해온 1등이란 옹색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1등보다 1류’라는 가치 체계 이동이 절실하다. 일류(一流)란 무엇보다 나와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는 다양성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No.1′보다 ‘Only 1′이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존 국가적 사고의 일대 각성, 한마디로 ‘Think 4.0′ 시대로의 전환이다. 핵심은 검색보다 사색, 지식보다 상상, 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