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두줄칼럼 67

[이동규의 두줄칼럼] [7] 최고의 얼굴

[이동규의 두줄칼럼] [7] 최고의 얼굴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1.10.15 03:00 나이는 속여도 얼굴은 속일 수 없다. 얼굴은 그 삶의 핵심 증거다. 우리는 가끔 “얼이 빠졌다”는 표현을 쓴다. 얼간이, 어리석은, 얼토당토않다 등도 얼(soul)과 관련된 말이다. 얼굴이란 얼을 담는 그릇으로 한마디로 그 사람의 영혼이다.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페르소나(persona)’라는 라틴 용어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 무려 7000가지의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인간의 얼굴에는 포커 페이스, 철면피(brazenface)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가 먹는 것 중에 제일 잘 먹어야 하는 게 나이다. “스무 살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쉰 살의 얼굴은 당신의 공적이다.” 세계적 디자이너 코..

[이동규의 두줄칼럼] [6] 포기와 집중

[이동규의 두줄칼럼] [6] 포기와 집중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1.10.08 03:00 선택이란 고난도의 포기 행위다. 포기한 자만이 집중할 수 있다. 기업 현장에선 선택과 집중이란 말이 크게 유행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포기와 집중’이 타당하다. 우리말에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것은 의미가 심장하다. 꽃도 화려하면 향기가 없고, 향기가 강하면 볼품이 없다. 세계적 고수들의 핵심 메시지는 안 되는 것을 부여잡고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애쓰지 말고, 자신만의 장기를 더욱 발전시켜 남이 감히 넘볼 수 없게 하라는 것이다. 경영학 이론상으로도 전략이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포기하고 버릴 것인가”의 문제다. 과연 인생은 과감한 포기와 결단의 함수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5] 설득의 핵심

[이동규의 두줄칼럼] [5] 설득의 핵심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1.10.01 03:00 상대 입장에서 이야기하라. 가장 중요한 원료는 정직이다.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바로 경영자의 설득력이다. 이는 평시보다는 위기에 빛을 발한다. 이른바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의 문제다. 특히 유명인은 온 세상이 그 입만 쳐다보게 된다. 그러나 위기에도 침착하게 대응한다면 오히려 역전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첫째, 쓸데없이 변명하지 말라. 잘잘못을 떠나 벌어진 사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면 첫 단추부터 실패한 것이다. 둘째, 타이밍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미적미적하다간 오히려 의혹만 증폭될 것이다. 셋째, 절대 네 탓이 아니라 내..

[이동규의 두줄칼럼] [4] 감사는 최고의 백신이다

[이동규의 두줄칼럼] [4] 감사는 최고의 백신이다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1.09.24 03:00 금메달과 동메달의 눈물은 다르다. 감동을 이기는 게 감사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어머니(mother)’이고, 가장 아름다운 말은 ‘감사합니다’라고 한다. 어원상 감사하다(thank)와 생각하다(think)는 그 뿌리가 같다. 감사는 과학적 실체로서 최고 백신이자 인생의 면역 체계다. 서양에선 “행복은 언제나 감사의 문으로 들어와서 불평의 문으로 나간다”고 한다. 감사할 줄 모른다고 벌할 수는 없지만, 감사를 모르는 삶 자체가 형벌인 셈이다. 실제로 올림픽 선수들의 만족도를 조사해 본 결과, 금메달리스트보다 더 크게 만족한 사람은 동메달리스트였다고 한다. 금메달에 감격이 있다면..

[이동규의 두줄칼럼] [3] 먼저 벗이 되어라

[이동규의 두줄칼럼] [3] 먼저 벗이 되어라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1.09.17 06:16 성공은 친구를 만들고 역경은 친구를 시험한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다. 외롭고 힘든 인생길에서 따뜻하고 정겨운 우정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친구다. 대개 한국은 친구(親舊), 중국은 펑유(朋友), 일본은 도모다치(友達)를 쓴다. 벗은 수보다 그 깊이가 중요하다. 살아보니 진정한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불행은 누가 친구가 아닌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 사람의 미래를 알고 싶으면 사귀는 벗을 보라고도 했다. 결국 내게 친구가 없는 이유는 내가 그의 친구가 되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 친구는 어려울 ..

[이동규의 두줄 칼럼] [2] 송무백열(松茂柏悅)

[이동규의 두줄 칼럼] [2] 송무백열(松茂柏悅)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 조선일보 www.chosun.com 입력 2021.09.10 03:00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도 기쁘다. 사촌이 땅을 사야 나도 잘된다. ‘송무백열’. 이 말은 원래 벗이 잘되는 것을 기뻐할 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사촌이 갖은 고생 끝에 땅을 사게 되었다면 나도 기뻐해야 정상적 인간이다. 그러나 작금의 대한민국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심지어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는 업그레이드 버전까지 버젓이 나돌고 있다. 서양에도 “부자란 자신보다 더 많이 버는 동서다”라는 말이 있기는 하다. 상부상조 전통에 빛나는 우리 민족의 DNA를 정면 부정하는 이 고약한 풍..

[1] 인생 최고의 자격증

[이동규의 두줄칼럼] [1] 인생 최고의 자격증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21.09.03 03:00 옳은 말을 기분 좋게 하라. 당할 자가 없다. 조직에서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는 것은 업무가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라고 답한다. 대화 방식을 기준으로 보면 네 가지 타입이 있다. 첫째,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유형이다. 이런 사람들은 뭐 하나 되는 게 없다. 둘째, 말도 안 되는 것을 기분 좋게 말하는 유형이다. 주로 간신이나 혈액형이 아부형인 사람들이다. 셋째, 지식인층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옳은 이야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유형이다. 필자가 살면서 밝혀낸 대화의 황금 법칙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것은 한마디로 “옳은 말을 기분 좋게 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