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97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7.적반하장(賊反荷杖)의 적(賊)은 누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7.적반하장(賊反荷杖)의 적(賊)은 누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3. 6. 14. 15:58 과거 조선의 해안가를 자주 침범했던 왜구들의 모습 (사진출처: 네이버 지식 백과 _일본사 다이제스트 100) 멀리 돌아갈 것 없다. 이 ‘적’이라는 글자는 도적(盜賊)을 가리킨다. 남의 물건과 재산 등을 몰래 훔치거나 강제적으로 빼앗는 행위를 일삼는 사람이다. 이 도적은 몽둥이로 때려서 잡아야 하는데, 오히려 그 도적이 큰 소리 치며 몽둥이 휘두르면 ‘적반하장’이다. 도적놈(賊)이 오히려(反) 몽둥이(杖)를 들고(荷) 있음을 말하는 우리 식 성어다. 적반하장에 조응하는 중국 식 성어는 “도적놈이 ‘도둑 잡아라’고 소리를 치는” 경우다. 한자로는 ‘賊喊捉賊(zéi hǎn zhu..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6.현충(顯忠)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6.현충(顯忠)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3. 6. 10. 10:27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지키려고 목숨을 바쳤던 사람들을 기념하는 달이다. ‘현충(顯忠)’이라는 단어의 구조는 비교적 간단하다. 앞 글자 ‘현(顯)’은 무언가를 바깥으로 꺼내 남에게 내보인다는 뜻이다. 그래서 ‘밝다’ ‘뚜렷하다’라는 형용의 새김도 얻는다. 아울러 출세한 사람, 또는 그 상태를 일컫기도 한다. 세속적인 성공을 거둠으로써 바깥으로 보여줄 만한 게 많을 테니, 자연스런 의미의 덧붙임이다. 거기다가 마지막으로 붙는 새김이 ‘돌아가신 분에 대한 존경’이다. 우선 ‘드러내다’ ‘밝다’라는 새김으로 만드는 단어가 현저(顯著), 명현(明顯), 현시(顯示) 등이다. 둘, 또는 그 이상의 비교..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5.환(煥)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5.환(煥)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3. 6. 4. 17:29 실제 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한자다. 그러나 이름에 많이 쓴다. 주변을 둘러보시라. 친구 중에 ‘~환’이라고 부를 사람 적지 않으실 듯. 우선 뜻풀이. ‘불이 모여 있는 상태’ 또는 ‘여러 개의 불’이다. 그런 상황이면 결과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밝다’ ‘빛난다’다. 새김이 그러하니 이름에 이 글자를 많이 쓰는 것이겠지…. 우리 식 성어에 이 글자가 등장하는 경우는 ‘재기환발(才氣煥發)’이다. 재주와 그 기운이 환한 불꽃처럼 빛이 난다는 뜻이겠다. 중국에서도 그 쓰임은 많지 않으나, 그래도 한국의 용례에 비해서는 훨씬 풍부하다. ‘煥然一新(환연일신)’이라고 적거나, 아예 ‘煥然’이라고 적어 모양과 ..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4.탈북(脫北)과 망명(亡命)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4.탈북(脫北)과 망명(亡命)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3. 5. 31. 18:51 '꽃제비'로 생활했다가 탈북에 성공, 이제는 대한민국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살고 있는 김혁씨의 저서 '소년, 자유를 훔치다'의 표지 모습이다. 세습 왕조 식의 공산독재-. 이제 그런 형용을 머리에 이고 있는 나라는 북한뿐이다. 그 가혹한 왕조 식 전제에 시달리다 결국 그곳을 도망쳐 자유의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바로 탈북자(脫北者)다. ‘탈북’이라는 단어는 근래에 만들어진 새 조어(造語)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북한을 빠져나오다’라는 뜻. 중국 정부는 2002년 경 제법 많은 탈북자들이 베이징(北京) 주재 외국 공관의 담을 넘는 사건이 벌어지자 이들에 대한 처리 문제를 심각하게 고..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3.명품(名品)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3.명품(名品)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3. 5. 28. 15:42 한국에 루이뷔통과 샤넬 등 이른바 ‘명품’이 발을 디딘 지 30년이라는 한 일간지의 보도가 있었다. 처음부터 고가의 이런 비싼 제품들이 ‘명품’이라는 이름을 얻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일반적으로 사치품(奢侈品), 고가의 제품, 호사품(豪奢品) 정도로 불렸을지 모른다. ‘명품’이라는 단어로 정착한 계기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이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제품 구입에 나서면서 그런 이름을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어 중의 ‘품(品)’이라는 글자는 원래 ‘많은 사람’의 뜻으로 출발했다고 보인다. 동양의 초기 사전격인 에는 ‘여러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입..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피난(避難)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피난(避難)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3. 5. 24. 14:24 다가오는 무엇인가를 비켜선다는 뜻을 담은 한자가 피(避), 어려움을 뜻하는 글자가 난(難)이다. 그래서 내게 닥치는 위험을 피해 어느 한 곳으로 도주하는 게 피난(避難)이다. 우리식 한자 씀씀이에서는 별로 구별을 짓지 않지만, 중국은 이 ‘난’이라는 글자를 소리에 맞춰 함께 내는 높낮이 표시용 성조(聲調)로 차별화해 뜻을 가른다. 흔히 ‘어려움’의 새김으로 이 ‘난’이라는 글자를 알고 있지만, 여기에는 전쟁이나 혹심한 가뭄 등에 의해 발생하는 재난(災難)의 의미도 담겨 있다.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서 삶과 죽음을 가르는 큰 위기를 표시할 때 이 ‘난’이라는 글자를 쓴다. 따라서 ‘피난’이라는 단어의 진정..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기로(岐路)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기로(岐路)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3. 5. 23. 10:08 기로는 곧 갈림길이다. “인생의 기로에 섰다”라거나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등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사람의 삶은 늘 그런 갈림길에 접어든다. 이리 갈까, 아니면 저리 갈까. 한 번 발을 들여놓은 길, 멈춰 돌아가기에는 버겁다. 되돌아온들 달리 뾰족한 방법도 없다.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좋은 길, 내가 가야 하는 길로 걸음을 옮겨야 한다. 갈림이라는 뜻의 ‘기(岐)’와 길이라는 새김의 ‘로(路)’를 엮어 만든 단어다. 양주(楊朱)라는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사상가가 있다. 극단적인 쾌락주의자라고 일부는 그를 말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가 갈림길에 관해 꽤 깊은 사색을 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