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1368

[정진홍의 컬처 엔지니어링] 지금 우리에겐 처칠이 필요하다

남녘의 누구라도 사살할 수 있고 남한 전역 타격할 방사포 구축한 채 그 입에서 나오는 ‘사랑… 남녘 동포’ 그 말을 믿는가? 정진홍 컬처엔지니어 # 지금 대한민국은 제정신이 아니다. 코로나 때문도, 추미애 때문만도 아니다. 자국의 국민이 피살되고 소각당해도 멀뚱하니 쳐다만 보고 손 놓고 있다가 제대로 된 항의는커녕 그 진위조차 알 길 없는 낱장 통지문 한 통에 그나마 간접화법으로 담긴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계몽 군주’ 운운하며 감읍해 하지 않았던가. 어디 그뿐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자국민 피살, 소각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항의 성명은커녕 피살자 아들의 애절한 공개 편지에 대해서마저 “해경의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메시지만 던져놓고서 또다시 ..

column 2020.10.14

[만물상] 조정래 “일본 유학생은 친일파”

[만물상] 조정래 “일본 유학생은 친일파” 한현우 논설위원 지난 2006년 대학 졸업반 네 명이 ‘벌교의 진실’이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소설가 조정래의 베스트셀러 ‘태백산맥’ 속 굵직한 사건들의 진위를 검증한 작품이었다. 다큐는 조씨 인터뷰로 시작한다. “작가는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존재다. 소설 속 역사적 사실은 모두 진실이며 독자들은 그것을 전부 받아들여야 한다.” 소설에서 빨치산은 사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주민들은 자진 입산해 빨치산이 된 것으로 묘사됐다. 그러나 학생들이 소설의 배경인 벌교에 찾아가 만난 80대 노인들은 정반대의 증언을 했다. 빨치산들은 하룻밤에 주민 15명을 총살하는가 하면, 주민들을 산속으로 유인한 뒤 죽이기도 했다고 노인들은 말했다. ▶대학생 때 ‘태백산맥’을 읽었다...

column 2020.10.14

왜 자꾸 내 인생에만 돌풍이 부는 걸까?[출처: 중앙일보]

기자 백성호 기자 정희윤 기자 우리는 항상 바람을 탓합니다. “왜 내 인생에만 돌풍이 부는 거야?” “왜 나한테만 자꾸 나쁜 일이 생기는 거야?” 오늘 다룰 선문답 일화는 그 이유를 찾아갑니다. 정희윤 기자가 묻고, 백성호 종교전문기자가 답합니다. 불교의 선문답은 도무지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인 줄만 알았다. 거기에 파격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는 줄 몰랐다. 지난 편의 ‘숭늉 그릇’ 일화에도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깨달음이 담겨 있더라. 이번 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건가. “(바람개비를 훅 불면서) 자, 여길 보라. 이렇게 불면 바람개비가 움직인다. 그럼 이게 바람이 움직이는 건가? 아니면 종이가 움직이는 건가?” 정말 난감하다. 바람이 움직이나, 종이가 움직이나. 시작부터 꼼짝달싹 못하겠다. 이게..

column 2020.10.13

[오병상의 코멘터리] 옵티머스 사건..윤석열에 주목한다[출처: 중앙일보]

오병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8월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권력형 비리에 과감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대검찰청 제공) 투자사기 일단락됐던 사건..권력형 비리의혹으로 핫이슈화 중앙지검 수사에 불신 많아..윤석열 총장 역할과 행보 관심 1. 국정감사가 시작되자마자 옵티머스 투자사기가 핫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야당(국민의힘)은 벌써 ‘권력형 게이트’라고 규정하고 나섰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수사가 부진했고, 오히려 검찰이 사건을 축소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불신의 근거는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이성윤 검사장이 여러모로 민감한 옵티머스 사건을 특별수사를 담당하는 부서(반부패수사부)에 맡기지 않고 일반 고소사건을 담당하는 조사부..

column 2020.10.13

[중앙시평] 대기업, 우군이 없는 이유[출처: 중앙일보]

고현곤 기자 고현곤 제작총괄 겸 논설실장 안산에서 중소기업을 하는 Y는 4년 전 기계장비·전기전자에 들어가는 독보적인 연료 기술을 개발했다. 10여년 시행착오를 겪고, 감내하기 힘든 연구비를 투입해 얻은 결실이었다. ‘고생 끝’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절로 났다. 하지만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납품을 타진한 대기업은 성능을 검증한다며 2년을 끌더니 “일단 조금만 써보겠다. 문제가 없으면 차차 늘리겠다”고 했다. 갑을관계와 기술·인력 탈취 여전 ‘기업3법’ 위기에도 국민은 냉랭 불공정 프레임에 김종인 변수도 시대가 뭘 요구하는지 돌아봐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기다리자 그 대기업은 다른 제안을 해왔다. 구매를 늘릴 테니 해당 기술의 소유권을 일부 넘겨달라는 것이었다. Y는 ‘이게 말로만 듣던 기술 탈취구나’라..

column 2020.10.13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24] 가을을 타자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24] 가을을 타자 윤대현 교수 https://www.chosun.com/search/query=%EC%9C%A4%EB%8C%80%ED%98%84%EC%9D%98%20%EB%A7%88%EC%9D%8C%EC%86%8D%20%EC%84%B8%EC%83%81%ED%92%8D%EA%B2%BD&app_check=/ www.chosun.com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가을의 파란 하늘이 느껴지시나요’는 상대방의 마음에 여유로움이 존재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의외로 가을이 온지도 몰랐고 느껴지지도 않는다고 답변하는 분이 적지 않다. 우울증이 찾아오면 우울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한데 우울증이 심해진 경우 우울한 감정마저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

column 2020.10.13

[태평로] ‘이니님’의 꿈만 이루어진다

主流 교체 필생 과업, 친정부 세력 무차별 낙하… ‘정의와 공정’ 무너지고 親文만 살맛 나는 세상 배성규 정치부장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꿈을 주변에 수차례 얘기했다. “대한민국 주류 세력을 반드시 교체하겠다”는 것이었다. 진보 정부의 정책이 잇따라 실패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극적 선택을 한 것이 모두 주류 세력의 방해와 저항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국회부터 지방정부, 법원·검찰, 언론, 경제계까지 전 분야에 걸쳐 ‘주류 교체’를 이뤄내는 것이 필생의 과업이라고 했다. 현 정부의 ‘적폐 청산’은 기존 주류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진보·운동권·친문(親文) 세력’으로 채우기 위한 작업이었다. 노무현 청와대 시절부터 문 대통령의 또 다른 관심사는 북한과 노동 문제였다. 민정수석 시절..

column 2020.10.12

[만물상] 미드나잇 군사퍼레이드

[만물상] 미드나잇 군사퍼레이드 김광일 논설위원 사진 몇 장 때문에 눈이 휘둥그레진 적이 있다. 2017년 5월 3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승리의 날’ 72주년 군사퍼레이드 리허설이 열렸다. 그런데 시간이 한밤중이었다. 사진은 장갑식 우랄 트럭, 내마모성 매복 보호 장갑차, 분할 자기 추진 곡사포 등이라고 했다. 광장을 밝힌 조명 덕에 크렘림궁까지 환했다. 부크 지대공 중거리 미사일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도 한밤중 스탠드를 가득 메운 모습이었다. ▶미국에서도 해 진 뒤 군 밴드 퍼레이드가 있다. 백악관에는 대통령 전용 브라스 밴드가 있는데 ‘프렌지던츠 오운(president’s own)’, 즉 ‘대통령 소유’라고 한다. 한때는 미 해병 밴드 전체를 뜻했지만 지금은 백악관에 있는 프로급 기량을 가진 악..

column 2020.10.12

[선데이 칼럼] 나훈아가 노래를 안하면

이훈범 기자 이훈범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대기자/중앙콘텐트랩 누구는 “그동안 트로트를 무시했던 게 미안할 정도로 개념이 있었다”고 했고, 누구는 혀를 차며 “영감이 난닝구 입고 애쓴다”고 했다. 추석 연휴를 달궜던 나훈아 공연을 보고 난 소감이다. 앞엣것은 우파 대학교수의 촌평이었고, 뒤엣것은 좌파 출판인의 감상이었다. 국민 위해 죽은 대통령 없다 나훈아 말에 여야 아전인수 역사의 간신 되지 않으려면 제 할 일 해야 한다는 본뜻 누구나 자신의 노래 취향이 있고 가수에 대한 호불호도 있지만, 이 같은 관전평은 꼭 그런 것만으로 갈라진 건 아닌 게 분명하다. 그보다는 시대를 잃고 떠도는 이데올로기가 오지랖 넓게 끼어든,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각자 자기 진영의 담장 뒤에서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본 결과다. (이밖..

column 2020.10.10

[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schadenfreude

박혜민 기자 진짜 영어 10/10 지난달 29일 치러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과의 TV 토론은 끼어들기와 막말, 거짓말이 난무하며 사상 최악의 대선 후보 TV 토론회 중 하나로 기록됐다. 토론회의 파장이 채 가시기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또다시 논란의 중심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양성 판정으로 새롭게 부각된 영어 단어가 있다. 샤든프로이더(schadenfreude). 다른 사람의 불행을 은근히 즐기는 것, 혹은 고소하다고 여기는 마음을 가리킨다. 독일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독일어 샤덴(Schaden)은 피해(damage)를, 프로이데(Freude)는 기쁨을 뜻한다. 지난 10월 2일 USA투데이에는 “President Donald Trump..

column 202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