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1368

[안혜리의 시선] 탁현민이 대한민국 대통령인가[출처: 중앙일보]

안혜리 기자 안혜리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 빈곤 논쟁으로 한때 시끄러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6월 “남이 써준 연설문 읽고,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고 비판한 게 도화선이 됐다. “철학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청와대 전직 참모들이 반박이라고 한게 진 전 교수의 주장을 더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직접 연필로 가필한다”(최우규 전 연설기획비서관)거나 인쇄된 연설문 원고를 고치고 있는 문 대통령 사진을 SNS에 올려(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국민소통수석) 결과적으로 대통령을 원고 교정보는 사람 수준으로 희화화한 탓이다. 탁, 청와대 행사마다 “내 연출” 대통령을 무대 위 배우로 만들어 참모가 자초한 ‘철학 빈곤 논란’ 재밌는 건 “남이 써준 걸 ..

column 2020.09.25

[이현상의 시시각각] 이재명의 싸움법[출처: 중앙일보]

이현상 기자 이현상 논설위원 문제의 보고서는 다행히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 홈페이지에 여전히 떠 있었다. ‘적폐’라는 우악스러운 공격에 겁을 먹고 내리지는 않았을까 걱정했었다. 표지 포함 8쪽. 나의 정치적 감수성이 부족한 탓인가, 짤막한 보고서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격분한 이유를 찾아내긴 힘들었다. 그가 언급한 ‘정치적 의도’를 행간에서 읽기엔 경제 용어들이 걸리적거렸다. 분노의 이유는 보고서 밖에 있는 듯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우후죽순 발행하는 것은 지역 정치인들의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출직 지자체장의 일반적 특징을 이야기한 걸까, 아니면 이 지사 생각대로 특정 정치인을 공격한 걸까. 지역화폐 문제점 지적에 발끈 국책연구소를 적으로 몰아세..

column 2020.09.25

[오병상의 코멘터리] 답답한 대통령, 공허한 종전선언[출처: 중앙일보]

오병상 기자 문 대통령 UN연설 다시 '종전선언' 촉구..미생지신 생각나 지난 남북 북미정상회담서 실패한 선언..전략 다시 짜야 2020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합의서를 들어 보이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1.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UN연설에서다시 종전선언을 촉구했습니다. 대단하다 그 인내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전상태인 6ㆍ25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고 평화체제로 나가자는데 누가 반대하겠습니까.그런데 답답한 건..이게 지금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는 것이죠. 종전선언은 문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부터 강조해온 꿈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지마자 남북회담을 추진했고, 2018년 두 차례 김정은과 남북정상회담이 ..

column 2020.09.24

[배명복 대기자의 퍼스펙티브] 한국 삶의 질 수준, 미국·프랑스보다 높다는데…

배명복 기자 사회발전지수(SPI)로 본 한국 배명복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지난주 미국 워싱턴 소재 비영리 기관인 소셜 프로그레스 임페러티브(Social Progress Imperative)가 2020년 사회발전지수(SPI)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국의 사회발전 수준을 보여줄 수 있는 50개 지표를 조사 분석해 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한 보고서다. 각국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종합성적표라는 게 소셜 프로그레스 임페러티브 측 설명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시스코와 록펠러 재단이 후원해 2014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100점 만점에 89점으로 세계 17위 정보통신·교육·안전은 최고 수준 환경·포용성은 미흡, 개선 노력 필요 체감 현실과 괴리 탓 반응 엇갈려 ‘50-30 ..

column 2020.09.24

[이상언의 시시각각] 형벌, 또 하나의 불공정[출처: 중앙일보]

이상언 기자 이상언 논설위원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처벌을 면하게 됐다. 검찰이 기소를 유예했다. 죄는 있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번 봐준다’는 것이다. 검찰이 베푼 은전(恩典) 덕에 별일 없이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임미리·유튜버에겐 재갈 물리고 조국 동생은 공범보다 짧은 형 춘풍추상 정부의 사법 맞는가 지난해 초 한 대기업이 제품 수리기사 고용 형태를 본사 직고용으로 바꿨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독려에 박자를 맞춘 일이었다. 그런데 150여 명이 직고용에서 배제됐다. ‘기소유예’라는 꼬리표가 문제가 됐다. 이들은 고객에게서 건네받은 스마트폰 액정을 중국산으로 바꿔 회사에 낸 혐의(업무상 횡령)로 경찰·검찰 수사를 거쳐 기..

column 2020.09.24

[박보균 단문세상] ‘문재인 권력’의 결정적 욕망[출처: 중앙일보]

박보균 기자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칼럼니스트 문재인 정권은 도발적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예외적 현상이다. 그것은 민주주의 아래에서 민주주의 뭉개기다. 그 모순적 행태는 586 운동권적이다. 그들 집권 세력의 목표는 세상 뒤엎기다. 그걸 위한 다양한 수단이 동원된다. 상식과 도덕은 깨졌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렇게 정리한다. “전체주의적 특성이 퍼져 있다.” ‘5년은 짧다’는 권력 상식 깨져 ‘레임덕 없는 대통령’ 도전은 문빠의 기세, 야당 무기력이 발판 내년 서울시장 보선이 변곡점 문재인 체제는 특이한 체험이다. 유사 사례가 널려 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는 영악했다. 그는 카스트로(쿠바)와 후안 페론(아르헨티나)의 정치적 제자다.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통치 노하우도 차용했다. 차베스는 독재 ..

column 2020.09.24

[이철호 칼럼니스트의 눈] 예비역들이 추미애 사태에 분노하는 3가지 이유[출처: 중앙일보]

이철호 기자 반칙 아니냐고 묻는데, 불법은 없었다니… 카투사(KATUSA)는 주한 미군 부대에 배속된 한국군 병력이다. 외출·외박은 비교적 자유롭지만 휴가는 한국 육군 규정에 따라 엄격하다. 사진은 주한 미군과 함께 훈련하는 카투사.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서 모 일병 휴가 문제는 이 땅의 예비역 병장들에겐 처음부터 딱 그림이 그려진 사안이다. 2년 가까이 군 생활해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반칙과 특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의 경험과 기억이 그렇게 만든다. 탈영이냐 합법적인 휴가이냐는 검찰 수사와 법정에서 가려질 사안이다. 이 땅의 예비역들이 뿔을 내는 대목은 두 가지 지점이다. 우선, 여당 대표 보좌관이 휴가 연장을 위해 추 장관 아들의 상급부대 대위와 통화했다는 건 움직일 수..

column 2020.09.22

[만물상] ROTC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1961년 6월 전국 16개 종합대학에서 선발한 사관후보생 3175명이 군사교육에 들어갔다. 학생군사교육단(ROTC)의 시작이었다. 이 가운데 2642명이 1963년 소위로 임관했다. 그 뒤 59년 동안 대학생 총 22만여 명이 이 길을 택했다. ROTC는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의 약어다. ROTC는 학군단이 설치된 대학에서 3·4학년 때 군사학 교육과 훈련을 받고 졸업 후 소위로 임관한다. ▶ROTC는 ‘3무(無) 1존(存) 3예(禮)’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3무는 ‘학연, 지연, 정치와 종파 초월’, 1존은 ‘오직 기(期)수’, 3예는 ‘선배에게 존경을, 후배에게 사랑을, 동기에게 우정을’을 각각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육사 등 다른 출신들..

column 20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