菜根譚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전집 225장, 후집 134장>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일을 다 이룰 수 있다.
160.진리는 자기 자신에게서 찾되 자랑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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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前人(전인)이 云(운)하되
「抛却自家無盡藏(포각자가무진장)하고
沿門持鉢效貧兒(연문지발효빈아)」라 하고,
又云(우운)하되
「暴富貧兒休說夢(폭부빈아휴설몽)하라.
誰家竈裡火無烟(수가조리화무연)」고? 하니
一箴自昧所有(일잠자매소유)요
一箴自誇所有(일잠자과소유)라
可爲學問切戒(가위학문절계)니라.
옛사람이 이르기를
“제 집의 보물은 내버려두고
남의 대문에서 밥그릇을 들고 거지 행세를 하는구나.” 라고 하였다.
또 이르기를
“벼락부자가 된 거지는 꿈 이야기 집어치우라.
뉘 집 아궁이인들 불 지피면 연기 나지 않을까?“라고 하였다.
하나는 자기가 가진 것에 대한 어두움을 깨우쳐 준 것이요
하나는 가진 것을 자랑함을 깨우친 것이니,
학문의 간절한 훈계로 삼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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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人(전인) : 옛사람. 명(明)나라의 사상가이며 양명학의 창시자인 왕양명(王陽明:왕수인)을 가리킴. 앞의 구절은 왕양명이 한 말이다.
○ 抛却自家無盡藏(포각자가무진장) : 자기 집에 굉장히 많이 있는 것을 내던져 버리다. 王陽明(왕양명)이 한 말로 ‘자신이 타고난 지혜(良知)’를 포기한다는 말이다.
○ 抛却(포각) : 내던져 버리다.
○ 無盡藏(무진장) :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음.
○ 沿門持鉢效貧兒(연문지발효빈아) : 남의 대문에서 밥그릇을 들고 거지 행세를 한다. 자기에게 타고난 지혜(良知:양지)가 갖추어져 있음을 모르고 다른 데에서 찾아 헤매고 있다는 말이다. 鉢(발)은 밥그릇. 效(효)는 나타내다. 貧兒(빈아)는 가난한 집의 어린애. 즉 거지.
○ 暴富貧兒休說夢(폭부빈아휴설몽) : 졸부가 된 거지는 꿈 이야기 집어치우라. 暴富(폭부)는 벼락부자를 말하며, 休說夢(휴설몽)은 꿈 이야기를 하지 말라. 休(휴)는 그만두다. 說夢(설몽)은 꿈 이야기.
○ 誰家竈裡火無烟(수가조리화무연) : 뉘 집 아궁이 인들 불 때면 연기나지 않겠느냐. 竈裡(조리)부엌 속. 竈는 부엌 ‘조’. 無烟(무연)은 연기가 나지 않음.
○ 箴(잠) : 경계. 훈계.
○ 昧(매) : 어두움. 어리석음.
○ 切戒(절계) : 간절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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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훈계 중 앞의 것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타고난 지혜를 저버리고 지혜를 다른 곳에서 찾아 헤매는 어리석음을 경계한 말이며, 뒤의 훈계는 사람들이 자기의 재능만을 진실한 것으로 알고 자랑하는 하나 밖에 모르는 편협한 소견을 두고 경계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