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34] 테슬라의 자취

bindol 2020. 6. 4. 05:18

석탄이나 석유를 소모하며 에너지를 생산하던 인류가 전기를 발명한 것은 큰 혁명이었다. 백열전구를 만든 토머스 에디슨은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전기 실험에 성공, 도시에 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과학사에서 에디슨의 라이벌로 불리는 니콜라 테슬라도 동시대 인물이다. 어린 시절 위험한 장난과 독특한 실험을 좋아했고, 8개 국어를 구사하던 그는 이민자로 뉴욕에 도착했다. 초기에는 에디슨과 함께 일하며 그의 발전기를 업그레이드하였다. 후에 에디슨의 직류보다 향상된 교류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나이아가라폭포의 수력발전 에너지로 교류가 채택되면서 에디슨과의 직류·교류 전쟁에서 승리했다. 그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기 위하여 폭포 인근에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영화 '커런트 워'(2017년)에서도 그 내용은 잘 묘사되어 있다. 오늘날 세계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교류 전기(AC), 우리 일상에서 흔한 네온사인과 리모트 컨트롤 역시 그의 발명품이다.

 

제이피 모건의 후원을 받았던 에디슨이 부유한 삶을 즐겼던 것에 비해서 테슬라의 말년은 그렇지 못했다. 호텔들을 전전하며 살다가 '뉴요커 호텔' 3327호에서 사망했다. 그에게는 하나의 일과가 있었다. 공원을 산책하면서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고, 다친 비둘기를 고쳐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한 기계도 직접 만들었다. 그가 산책을 즐기던 뉴욕의 브라이언트파크 남서쪽 모퉁이는 현재 그의 이름으로 헌정되어 있다〈사진〉. 테슬라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찾아 전기에너지를 만들고 실험과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미스터리한 과학자' '빛의 마술사' 등으로 불렸던 그는 지식과 과학은 인류의 삶을 위해서 쓰여야 한 다고 믿었다. 그래서 전기를 무한정 무료로 공급하고자 했으며, 이윤보다는 휴머니티를 추구했다. 이는 '카피라이트'와 상반되는 개념으로 1980년대 시작된 '카피레프트(copyleft)' 운동의 원조로 기억되고 있다. 오늘날 그의 이름은 전기 자동차 브랜드로 부활했다. 특허 기술을 공개하고 공유하도록 하는 테슬라의 정신은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승계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3/202006030495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