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10.07 03:00
지금도 공자가 일부 여성에게 욕을 먹는 구절 하나가 있다. ‘논어’ 양화(陽貨) 편에 나오는 다음 구절이다. “오직 여자와 소인은 기르기가 어려우니, 가까이하면 기어오르고 멀리하면 원망한다.” 그런데 이때 여자란 오늘날의 여성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배운 여성, 즉 숙녀(淑女)와 대비되는 것이고, 소인은 배운 남성, 즉 군자(君子)와 대비되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숙녀는 얌전해야 하고[窈窕] 군자는 점잖아야 한다[愷悌]고 했다. 요조숙녀(窈窕淑女), 개제군자(愷悌君子)는 각각 그 당시의 이상적 여성상(像)과 남성상인 것이다. 그러면 옛사람들은 잘못 배운 남자와 잘못 배운 여자는 뭐라고 했을까? 역수(逆豎)와 요비(妖婢)가 그것이다. 역수란 원래는 반역자를 비하하는 표현이었다. 수(豎)에는 애송이, 내시, 비천한 존재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비뚤어지고 고약한 사람으로 뜻이 바뀌었다. 거의 비슷한 뜻의 여성을 가리키는 요비(妖婢)는 조정 근처에 얼쩡거리면서 도리에 맞지 않는 말, 즉 난언(亂言)을 일삼는 여성을 비판하는 말이다. 그래서 실록에서도 불미스러운 사건에 남녀가 함께 연루됐을 경우 “역수 요비”라고 함께 쓰는 경우가 많았다.
나랏돈 받으며 방송 마이크 쥐고서 난언을 일삼는 김어준이라는 역수가 최악이라 여겨왔다. 그런데 김정은을 계몽 군주 운운하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스스로를 소크라테스에 비견하며 “내가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나 보다. 배운 게 죄”라고 오히려 비판자들을 무지한 아테네 시민으로 전락시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는 못 미친다. 역수에도 급(級)이 있다. 수십 차례 거짓말이 드러났음에도 연일 역공(逆攻)을 해대는 추미애 법무장관의 행태는 전형적 요설이니, 요비(妖婢)의 첫손가락으로 꼽을 만하다. 다만 이 코로나 와중에 미국에 요트 사러 간 ‘무개념’ 남편 문제가 불거지자 물러날 생각은커녕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버젓이 말하고 장관 자리에 눌러앉아 있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요설 또한 만만찮다. 누가 더 요비인지는 독자들 판단에 맡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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