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55] 空谷傳聲하고 [56] 虛堂習聽이라

bindol 2020. 11. 12. 08:46

[55] 空谷傳聲하고 [56] 虛堂習聽이라

빈 골짝의 소리는 울림 되어 전해지고

빈집의 소리 또한 익히 들어 알게 된다.


[55] 空谷傳聲하고 : 빈 골짝에는 <메아리가 울려> 소리가 전해지고

[56] 虛堂習聽이라 : 빈 집에서 들음을 익힌다.

空(빌 공) 谷(골 곡) 傳(전할 전) 聲(소리 성)

虛(빌 허) 堂(집 당) 習(익힐 습) 聽(들을 청)

 


[55] 空谷傳聲하고 : 빈 골짝에는 <메아리가 울려> 소리가 전해지고

人在空谷에 有聲則谷自響應而傳其聲하나니라 上言影之隨形하고 此言響之隨聲하니 蓋一義也라

사람이 빈 골짜기에 있을 때에 소리가 있으면 골짜기에서 스스로 메아리가 울려와 그 소리가 전해진다. 위에서는 그림자가 형모를 따름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메아리가 소리를 따름을 말하였으니, 똑같은 뜻이다.

 


[56] 虛堂習聽이라 : 빈 집에서 들음을 익힌다.

虛堂有聲이면 亦可習聽이니 堂之有宖은 猶谷之有谹也라 易曰 出其言이 善이면 則千里之外應之라하니 則此理也라

※ 宖(집울릴횡,홍) , 谹(골짜기속울릴횡)

빈 집에 소리가 있으면 또한 듣는 것을 익힐 수 있으니, 집이 넓음은 골짜기가 훤하게 뚫린 것과 같다. 주역《繫辭傳》에 이르기를 “ 그 말을 냄이 선하면 천리의 밖에서도 응한다.”하였으니, 바로 이러한 이치이다.

 


[해설]

55구절과 56구절은 주역의 괘상으로 볼 때 풍택중부괘( 風澤中孚卦)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못 위로 바람이 부는 상으로 못물이 바람 따라 출렁이는 것이 마치 바람과 함께 무언가를 순수하게 속삭이는 것과 같은 모양이다. 서로 감응이 잘되어 중심에서 믿고 있는 것이다. 孚는 信의 體가 되고, 信은 孚의 用이 된다.

信은 사람이 말을 실행하듯 밖으로 표현하는 믿음이고, 孚는 중심에서 믿는 믿음인데 이렇게 중심에서 믿는 믿음을 中孚라고 한다.

주역 계사전에 중부괘의 九二효를 두고 이르기를 '군자가 그 집에 거해서 그 말을 냄이 선하면 천리 밖에서도 응한다(君子居其室하야 出其言에 善이면 則千里之外가 應之하나니)'고 하였듯이 내가 순수하게 우러나는 마음이 되어야 서로가 화답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空谷傳聲과 虛堂習聽은 서로 짝이 되어 中孚의 道를 보여주는 구절이다.

 


[참조1]

後漢 安帝 때 名臣 楊震은 關西公子라 불릴 만큼 풍부한 지식과 청렴한 성품으로 이름 높은 사람이었다. 오랫동안 나라의 인재들을 가르치던 양진이 東來太守가 되어 부임하던 중 昌邑이라는 곳에서 묶게 되었는데, 창읍의 縣令은 전날 양진이 형주지사(刑州知事)로 재임 할 때 재주가 있고 총명하며 인품이 무던하다고 보아 秀才로 천거해 주었던 王密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날 밤 왕밀이 남모르게 양진을 찾아와 황금 열 근을 바치는 것이었다. 양진은 정색을 하고 왕밀을 꾸짖었다. “나는 이제껏 당신을 정직하고 현명한 사람으로 생각하여 대해 왔는데 이제 보니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소.” 그러자 왕밀은 은밀한 태도로 다가앉으며 말했다. “지금은 아무도 보는 이가 없는 한밤중입니다. 거두어주시지요.”양진은 이 말을 듣고 정색을 하며 나무란다. “아무도 모르다니 그 무슨 말씀이오? 하늘이 알고(天知), 신이 알고(神知= 혹은 地知라고도 한다), 내가 알고(我知), 그대가 알고(子知)있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단 말이오?”

이 말을 들은 왕밀은 심히 부끄러움을 느끼고 도망치듯 돌아가고 말았다, 그래서 훗날 “四知”라는 고사가 생겨나게 되었다. 그 후부터 이를 「양진의 사지」라고 하며 2천 5백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청백리 상(淸白吏像)의 귀감(龜鑑)을 삼고 있다.

[참조2]

옛날 사람들은 집에 이름을 붙이기를 좋아했는데 대체로 집의 규모에 따라 집 이름 뒤에 다음과 같은 명칭을 넣었다(뒷쪽으로 갈수록 대체로 적은 규모이다.).

殿(전) 堂(당) 閤(합) 閣(각) 齋(재) 軒(헌) 樓(루) 亭(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