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丙舍傍啓 甲帳對楹

bindol 2020. 11. 13. 08:22

丙舍傍啓 甲帳對楹

 

本文

丙舍傍啓 甲帳對楹 병사방계 갑장대영

신하들의 병사문은 정전 곁에 열려 있고

호화로운 갑장은 큰 기둥과 마주했다.

 

훈음(訓音)

남녘 병 집 사 곁 방 열 계

갑옷 갑 장막 장 대할 대 기둥 영

해설(解說)

지난 장에서는 궁전 전각의 위용, 그리고 궁전 내부의 아름다운 그림과 채색에 대하여 묘사했는데 이번에는 궁전 내의 많은 건물과 건물 안의 장막과 기둥의 화려함에 대하여 묘사하고 있습니다.

병사방계(丙舍傍啓) 신하들의 병사문은 정전 곁에 열려 있고

병사방계(丙舍傍啓)는 무슨 뜻일까요? '셋째 천간 병, 남녘 병', '집 사', '곁 방', '열 계'로 새겨집니다. 글자 하나하나 자원(字源)을 알아보겠습니다.

()은 상형자(象形字)로 다리가 내뻗친 상의 모양을 본뜬 것으로, 가차(假借)하여 십간

(十干)의 셋째로 쓰였습니다. , () + () + ()의 회의자(會意字)로 보아 '()'은 양기(陽氣)를 나타내고, '()'은 먼 곳을 나타내니, 양기(陽氣)가 먼 곳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양기(陽氣)는 쇠하고 음기(陰氣)가 일어나려고 함을 뜻합니다. ()은 십간(十干)의 셋째로 오행(五行)으로는 화(), 방위로는 남()에 해당하기에 '남녘 병'이라 합니다.

()는 구() + ()의 형성자(形聲字), '()'는 주위의 벽()의 뜻, 장소의 뜻, 입의 뜻이라 합니다. '()는 제초구(除草具)의 상형으로, 자유롭게 자라 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를 합하여 심신(心身)을 자유롭게 해 주다, 깃들이다의 뜻과 그 장소를 뜻합니다. 그래서 그런 장소는 곧 ''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은 인() + ()의 형성자(形聲字), '()'''의 뜻입니다. 여기에 '()'을 붙여 사람의 곁임을 분명히 한 글자입니다. 또 거성(去聲)일 때는 '곁으로 가까이 가다. 따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구() + ()의 형성자(形聲字), ()는 손으로 문을 여는 모양을 본떴습니다. 여기에 '()'를 더하여 '입을 열어 여쭈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병사방계(丙舍傍啓)는 신하들의 병사문(丙舍門)은 정전(正殿) 곁에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병사(丙舍)란 무엇인가? 이것은 궁중의 제3(第三舍)를 뜻합니다. 병사궁중지실 이 갑을병정위차야(丙舍宮中之室 以甲乙丙丁爲次也)라 했으니, 병사(丙舍)는 궁중의 집(. )으로 갑정으로 차례를 두었다는 뜻입니다. 병사(丙舍는 바로 제3사를 뜻합니다. 병사(丙舍)는 후한(後漢) 때 궁중(宮中) 정전(正殿) 양쪽에 있던 별원(別院)으로 신하들이 쉬는 곳입니다.

방계(傍啓)는 글자 그대로 '옆에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문을 열면 정전으로 통하도록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호화로운 궁전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짤막한 이야기를 소개해 봅니다.

은나라의 마지막 왕은 주왕(紂王)은 폭군으로 유명한데 폭군들이 늘 그렇듯이 호화로운 궁전을 짓고 미녀와 더불어 유희하며 사치의 극을 달릴 뿐만 아니라 폭정을 휘둘렀습니다. 그 때 주왕의 숙부로 기자(箕子)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는 본명이 자서여(子胥餘)인데 미자(微子), 비간(比干)과 더불어 주왕의 어진 신하 세 명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주왕이 상아젓가락으로 쓴다는 말을 이렇게 탄식했습니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글입니다.

"그 사람이 상아젓가락을 사용하면 반드시 옥잔을 쓸 것이고, 옥잔을 쓰면 반드시 먼 곳의 진귀하고 괴이한 물건들을 몰고 올 궁리를 할 것이다. 수레와 말, 궁실의 사치스러움이 이로부터 시작될 것이니 나라가 흥할 수 없을 것이다."

주왕은 음란하고 방탕했는데 기자가 간해도 듣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한비자(韓非子)는 더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나라 말기에 주왕(紂王)은 상아(象牙)로 만든 젓가락을 쓰려고 하였습니다. 그의 이 결정은 태사(太師) 기자(箕子)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에 기자는 생각했습니다.

'주왕이 만약 상아젓가락을 쓴다면 보통 토기그릇을 다시는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토기그릇은 상아젓가락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코뿔소의 뿔과 옥제(玉製)의 그릇을 쓰려고 할 것이다. 상아젓가락과 옥제그릇을 쓰게 되면 콩과 콩잎을 넣은 국은 먹으려 하지 않고 오로지 쇠고기, 코끼리고기와 새끼를 밴 표범과 같은 고급음식을 먹으려고 할 것이다. 만약 음식물이 귀중한 쇠고기, 새끼를 밴 표범과 같은 것이라면 그는 짧은 갈옷을 입고 초가집 안에서 먹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반드시 비단옷을 걸치고 9층의 높은 누각에서 살려고 할 것이다. 나는 그 최후가 두렵기에 상아젓가락을 만든 처음을 걱정한다'

주왕이 상아젓가락을 쓰기 시작한 지 단지 5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주왕은 육림(肉林)을 만들고, 포락(炮烙)의 형벌을 세웠으며, 주조산(酒糟山)에 오르고 술못(酒池)에서 놀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주무왕(周武王)에게 망하고 맙니다.

기자(箕子)의 염려처럼 주왕은 전조의 걸왕(傑王)이 경궁요대(瓊宮瑤臺)를 지어 말희(末姬)와 주지육림(酒池肉林)을 즐겼듯이 주왕도 녹대(鹿臺)라는 초호화 요대(瑤臺)를 지었는데 건평이 4, 높이가 300m에 달하고, 대궁 1백채, 소궁 73채였다고 합니다. 이것이 완성되자 미인 달기(妲己)와 더불어 주지육림의 향락을 벌였던 것입니다. 이를 완성하는라 백성은 얼마나 고역에 시달렸을까요? 자연 백성의 원성은 높았고, 이에 눈에 거슬리는 자는 가차없이 포락(炮烙)의 형벌을 내렸고, 죄없는 백성을 잡아다가 무참하게 죽이는 일도 다반사였던 것입니다. 이에 뜻있는 비간(比干) 같은 충신은 목숨을 걸고 간하다 죽임을 당했던 것입니다. 이 당시에도 문무대신이 머무는 관사가 있었는데 이 관사도 병사(丙舍)였다고 합니다.

갑장대영(甲帳對楹) 호화로운 갑장은 큰 기둥과 마주했다.

'첫째 천간 갑, 갑옷 갑', '장막 장, 휘장 장', '대할 대, 대답할 대'이며, '기둥 영'입니다. 자원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은 상형자(象形字), 본뜻이 떡잎으로, 초목의 싹이 씨의 껍질을 인 채 땅 밖으로 나온 모양을 본떴다고 합니다.

, 거북의 등딱지를 상형(象形)하여 '등딱지, 껍데기'의 뜻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은 머리, ()은 어깨, ()은 꼬리를 본떴다고 합니다. 가차(假借)하여, 천간(天干)의 첫째로 쓰입니다.

()은 건() + ()의 형성자(形聲字), '()''길게 펴다'의 뜻이며, 여기에 건()이 더해져 천을 길게 둘러친 '휘장'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전문(篆文)+ () + ()의 회의자(會意字)''는 위가 톱니 모양인 ''을 본뜬 모양이고, ()는 손의 상형(象形)입니다. 끌을 손에 쥐고, 널빤지에 문자(文字)를 새기든가 하여, 천자의 명령인 말에 '대답한다'는 뜻입니다. 또 웃사람의 물음에 '대답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또 소전(小篆)에 따르면 + () + () → → ()가 되어, []으로 자유롭게[] 응대하되 법도[] 맞게 한다는 뜻으로, '대답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은 목() + ()의 형성자(形聲字), '()''차다, 그득해지다'의 뜻입니다. 여기에 목()이 더해져, 천장과 바닥과의 사이에 가득 세운 '기둥'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는 둥글고 굵은 기둥을 말합니다.

갑장대영(甲帳對楹)은 호화로운 갑장(甲帳)은 큰 기둥과 마주 했다는 뜻입니다. 이는 진귀한 보옥(寶玉)으로 장식한 갑장(甲帳)과 을장(乙帳)이 있는데 정전(正殿) 양 기둥 사이에 설치되었다는 말입니다.

갑장(甲帳)은 한()나라 무제(武帝) 때 연회석(筵會席) 장악(帳幄)의 이름입니다. 이것은 칠보(七寶)의 구슬로 장식하고 야광주(夜光珠) 등 보옥(寶玉)으로 만든 것을 갑장(甲帳)이라 하여 신전(神殿)에 두르고, 그 다음이 을장(乙帳)인데 어전(御殿)에 둘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한무제 때 동방삭(東方朔)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신하가 군왕을 마주보는 자리에 치는 휘장은 유리(琉璃)를 비롯하여 명월주(明月珠)와 야광주(夜光珠)등의 보옥으로 치장했던 것이니 궁전이 얼마나 호화로운 것인지 알게 됩니다.

끝으로 여기서 천간(天干)에 관련한 갑을병정(甲乙丙丁) 등이 나온 김에 이에 대해 간략하게 기술하고자 합니다. 이 천간은 우리 실생활에서 많이 쓰였는데 과거에는 좀더 많이 쓰였습니다. 이것을 이해하시면 사대문(四大門)의 이름이 어떻게 배당되었는지도 알고 우리나라를 왜 청구(靑丘)라고 했는지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또 태극기(太極旗)를 이해하시는데도 좋을 것입니다.

천간(天干)과 더불어 지지(地支)도 있는데 여기에 나타나는 오행(五行)을 간략히 기술해 보고자 합니다.

천간(天干)10, 지지(地支)12개로 이루어져 60십 갑자(甲子)를 이루고 있습니다.

天干 :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陰陽 : + - + - + - + - + -

地支 :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陰陽 : + - + - + - + - + - + -

天干 : 甲乙 丙丁 戊己 庚辛 壬癸

地支 : 寅卯 巳午 辰戌丑未 申酉 子亥

五行 : 木 火 土 金 水

五色 : 靑 赤 黃 白 黑

五方 : 東 南 中 西 北

五常 仁 禮 信 義 智

五臟 肝 心 脾 肺 腎

四季 春 夏 換節 秋 冬

이 밖에도 적용되는 분야가 무진장 많지만 간략히 줄입니다. 사대문(四大門)은 이와 같이 방위와 색, 오상(五常)을 적용해서 이름한 것이고 청구(靑丘)란 우리나라가 중국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며, 태극기가 오상(五常)의 뜻과 우주적인 철리(哲理)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지(地支)는 시간으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子時 11~01丑時 01~03寅時 03~05卯時 05~07辰時 07~09巳時 09~11午時 11~13未時 13~15

申時 15~17酉時 17~19戌時 19~21亥時 21~23

戌時 19~21시 초야(初夜) 초경(初更) 갑야(甲夜)

亥時 21~23시 이야(二夜) 이경(二更) 을야(乙夜)

子時 23~01시 삼야(三夜) 삼경(三更) 병야(丙夜)

丑時 01~03시 사야(四夜) 사경(四更) 정야(丁夜)

寅時 03~05시 오야(五夜) 오경(五更) 무야(戊夜)

지지(地支)12월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음력입니다.

寅月 卯月 辰月 巳月 午月 未月 申月 酉月 戌月 亥月 子月 丑月

123456789101112

이상과 같이 참고로 적어 보았습니다. 이와 같이 천간과 지지는 우리 생활에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순서를 말하기도 하고 서열을 말하기도 하며, 방향을 뜻하기도 하고 시간을 뜻하기도 하는 등 그 적용 범위는 광범위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병사방계(丙舍傍啓)와 갑장대영(甲帳對楹)을 통하여 옛 궁전의 규모가 웅장하고 그 치장이 얼마나 화려했던가를 조금이나마 짐작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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