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81] 氷炭(빙탄)

bindol 2020. 11. 30. 06:30

氷 炭

*얼음 빙(水-5획, 5급)

*숯 탄(火-9획, 5급)

 

박완서의 작품 ‘미망’에 나오는 ‘그 친구하곤 아무리 친한 척해도 결국은 빙탄이야!’의 ‘빙탄’이 무슨 뜻의 한자어임을 안다면 우리말 실력이 대단한 셈이다. ‘氷炭’이란?

 

氷자의 원형은 ‘얼음’(ice)을 뜻하기 위하여 두 덩어리의 얼음을 본뜬 ‘冫’이었다. 이것이 너무나 간단하여 다시 ‘물 수’(水)를 첨가하여 冰으로 쓰다가 획수를 한 획 줄이고 구조를 재배치한 것이 지금의 ‘氷’이다.

 

炭자는 ‘숯’(charcoal)을 뜻하기 위한 것으로 산(山)의 벼랑[厂․한] 아래 있는 나무에 불[火]이 나서 타고난 나머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후에 ‘재’(ashes) ‘석탄’(coal)을 가리키는 것으로도 사용됐다.

 

氷炭은 ‘얼음[氷]과 숯[炭]’이 속뜻이기에 ‘서로 정반대가 되어 용납하지 못함’을 이르기도 한다. 글을 잘 쓰고 싶으면 당나라 시인의 충고를 귀담아 들어보자.

 

“심중에 깃든 정이 활활 타오르는 화로가 되고, 종이 위를 달리는 붓끝이 석탄이 되어야한다.”

(心源爲爐 심원위로, 筆端爲炭 필단위탄 - 劉禹錫 위우석).

 

【蛇足】 자동차는 바퀴가 많을수록 안전하고, 사람은 문자를 많이 알수록 유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