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전광진 교수의 '하루한자와 격언'[618] 寡黙(과묵)

bindol 2020. 12. 13. 04:56

寡 黙
*적을 과(宀-14, 3급)
*입 다물 묵(黑-16, 3급)

 

‘평소에는 과묵한 그가 술만 한 잔 들어가면...’의 ‘과묵’은 ‘寡黙’이라 써봐야 궁금증이 풀릴 수 있다. 그리고 양파 까듯이 하나하나 까보면 속뜻이 속살처럼 드러난다.

 

寡자가 본래는 ‘홀어미’(widow)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다. 초기 자형인 金文(금문)에서는 홀로된 여인이 집[宀]안에서 머리[頁]를 세우고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이었다. 후에 離別(이별)이나 死別(사:별) 등의 뜻을 보강하기 위해서 ‘나눌 분’(分)이 보태졌고, ‘적다’(lack)는 뜻으로도 쓰였다.

 

黙자는 개가 짖지 않고 사람을 졸졸 ‘따라가다’(follow)가 본뜻이었으니, ‘개 견’(犬)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黑(검을 흑)이 발음요소임은 墨(먹 묵)도 마찬가지다. 후에 사람의 경우로 확대 적용되어 ‘입 다물다’(shut one’s mouth) ‘잠잠하다’(silent)는 뜻으로도 쓰였다.

 

寡黙(과:묵)은 ‘말수가 적고[寡] 침착함[黙]을 이른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그 내용이 중요하지만, 말을 해야 하는 때를 잘 가리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

 

일찍이 순자 가라사대,
“말을 함이 옳은 것도 지혜이고, 말을 안 함이 옳은 것도 지혜이다.”
言而當 언이당, 知也지야; 黙而當묵이당, 亦知也역지야 - ‘荀子’


● 성균관대 중문과 교수 전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