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선생의 '재미있는 한자 교실(9)'

bindol 2020. 12. 18. 11:03

 

 

 

 

재미있는 한자 교실(9)

 

시선(視線)

 

 

시선(視線)이란 눈이 가는 길이나 눈이 가는 방향을 말하거나 주의(注意)나 관심(關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보다, 자세히 보다는 뜻이며 주로 볼 시라고 읽습니다. (보일 시)(볼 견)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귀신 신)의 생략한 글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 들어가는 한자는 거의 다 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는 보기는 보되 귀신같이 본다는 말입니다. (볼 견)은 보는 눈과 사람을 나타내어 단순히 눈이 달려 있으니 그냥 본다는 말입니다. 귀신같이 보는 것은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어느새 본다는 말이니 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찰(視察)을 한다는 것도 윗사람이 여기저기를 다니며 대충 보는 듯 하지만 어느새 귀신 같이 잘못된 점을 보고 지적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귀신같이 보는 것이지요. 사람은 귀신을 보지 못하지만 귀신은 사람을 보니 귀신같이 본다는 말입니다.

 

(실 사)(샘 천)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은 주로 줄 선으로 읽습니다. 가는 실 멱으로 읽지만 주로 실을 의미하여 ‘(실 사)의 생략자라 볼 수 있습니다. 은 가는 실을 의미하는 데 원래는 누에고치에서 뽑을 실을 말하며, 실 다섯 가닥을 꼰 것을 말합니다. 물론 는 열 가닥의 실을 뜻하는 것입니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은 워낙 가늘기 때문에 이와 같이 여러 가닥을 꼬지 않으면 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다섯 가닥 이상을 꼬아야지만 실로서 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샘 천으로 읽는 글자입니다. (흰 백)(물 수)가 합쳐진 글자이지요. 샘이란 샌다는 말의 명사형입니다. 즉 깊은 땅 속에서 물이 새어 나온다는 말입니다. 땅 속에 있는 지하수가 땅 위로 솟아오르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샘은 주로 언덕진 곳에 많이 있습니다. 주로 야산에 오르다 보면 약수터가 나오는 데 그것이 모두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샘은 땅 속에서 하얗고() 맑은 물()이 새어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에 을 쓴 글자입니다. 그러기에 (줄 선)이란 말은 샘물이 언덕에서 흘러나오면 언덕 아래로 흐르게 되는 데 이 물들이 내려오는 모양새가 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쓰는 말도 줄줄줄 흐른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흐르는 물의 모양이 굽어서 흐르면 곡선(曲線)이요, 똑바로 흐르면 직선(直線)이라 하는 것입니다. 대개 물은 아래로 굽이굽이 흘러내립니다. 샘이라는 것은 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니 여러 곳에서 샘물이 흘러내려 계곡으로 모이게 되어 골짜기에 물이 모여 (골 곡)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그 골짜기()에는 물()이 항상 모여서 흐르니 옛날 더운 여름날에는 아낙네나 남정네나 할 것 없이 거기서 목욕을 했던 것입니다. 그 글자가 (목욕할 욕)자입니다. 이처럼 무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골짜기에 몸을 담가 목욕하고픈 생각이 절로 납니다. / 경문 김대일(/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