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과녁(貫革)'

bindol 2020. 12. 18. 11:15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7)

 

과녁(貫革)

 

 

과녁이란 말은 활이나 총 따위를 쏠 때 표적으로 만들어 놓은 물건을 가리키거나 어떤 일의 목표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하지만 과녁은 본디 한자말인데, 漢字(한자)로는 貫革(관혁)이라 씁니다. 貫革이란 말을 連音(연음)으로 읽으면 과녁이 됩니다. 먼저 貫革에서 은 꿰다, 뚫다, 이루다, 통과하다의 뜻이며 音價(음가)이라고 읽습니다. 을 풀어보면 (꿰뚫을 관)(조개 패, 돈 패)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이나 둘 다 뜻을 나타낸다고 했습니다. 설문해자에서는 돈이나 조개를 꿴다는 뜻이다라고 풀이 하고 있습니다. ()의 모양은 구멍이 뚫린 동전을 꿴 모양입니다. 그것이 바로 돈을 뜻하는 재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은 돈꿰미를 뜻하기도 합니다. 옛날에 엽전을 꿴 한 다발을 생각하시면 딱 맞습니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말에 예를 들어 감자 한 관 주세요.’ 할 때 한 관의 무게가 바로 엽전 한 꾸러미의 무게입니다. 그래서 무게의 단위로도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가죽 피)와 비교해 보면 좀 차이가 있습니다. 는 막 잡은 짐승의 가죽, 즉 그 껍질을 벗긴 것이기에 털이 그대로 있는 거친 상태를 말한다면, 은 짐승 자죽의 털을 제거한 것이라 하였고, 古文(고문)에서는 두 손으로 가죽을 다듬는 모양을 그린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고치다, 새롭게 하다, 바꾸다의미가 된 것입니다. 지금 쓰이는 말로는 變革(변혁), 改革(개혁), 革新(혁신), 革罷(혁파) 등에 쓰입니다. 물론 皮革이라 하여 가죽의 의미도 있습니다.

 

古書(고서)白虎通義(백호통의)에서는, 天子(천자)는 곰이 그려진 과녁을 쏘고, 諸侯(제후)는 큰 사슴이 그려진 과녁을 쏘고 大夫(대부)는 호랑이나 표범이 그려진 과녁을, ()는 사슴이나 멧돼지가 그려진 과녁을 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으로 복종시켜야 할 것을 비유한 것이라 했습니다. 군주는 이므로 하나의 과녁에 쏘는 것이며, 대부와 사는 신하인 에 해당 되므로 두 동물의 그림 과녁에 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과녁을 (과녁 후, 제후 후)라 이름 지은 것은 만약에 天子에게 주기적으로 하는 조회에 참여하지 않은 諸侯가 있다면 마땅히 그가 화살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화살은 () 올라가서 쏘는데, 그 이유는 위에서 아래를 굽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天子120보를, 諸侯90보를, 大夫70보를, 50보 거리에서 각각 활을 쏜다고 했습니다. 그 차이가 나는 이유는 존귀한 사람은 복종시켜야 할 범위가 멀고 넓기 때문이고, 낮은 사람은 그 범위가 가깝고 좁기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활을 쏠 때는 손으로 활을 단단하고 굳세게 잡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몸이 바르게 되어야만 과녁에 적중시킬 수 있는 법입니다. 공자는 활쏘기를 人文(인문) 교육의 하나라고 禮讚(예찬)을 하셨는데, 그 이유는 활쏘기가 두 사람이 승부를 겨루면서 培養(배양)하고 禮讓(예양)을 으뜸으로 하니 德育(덕육)의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 경문 김대일(한자진흥회 지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