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예술(藝術)'
예술(藝術)이란 국어(國語) 사전적(辭典的) 의미(意味)로는 1.기예(技藝)와 학술(學術)을 아울러 이르는 말. 2.특별(特別)한 재료(材料), 기교(技巧), 양식(樣式) 따위로 감상(感想)의 대상(對象)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表現)하려는 인간(人間)의 활동(活動) 및 그 작품(作品). 3.아름답고 높은 경지(境地)에 이른 숙련(熟練)된 기술(技術)을 비유적(比喩的)으로 이르는 말. 등으로 나와 있습니다. 한자(漢字)의 어원(語源)으로 사전적(辭典的) 의미(意味)와의 차이점(差異點)을 알아보겠습니다. 藝는 艸(풀 초)와 埶(심을 예)와 云(이를 운)으로 이루어진 글자로, ‘재주 예, 기예 예, 심을 예’ 등으로 읽습니다.
여기서 艸는 초목의 뜻이고, 埶는 갑골문의 그림을 보면 ‘사람이 무릎을 꿇고 초목(草木)을 잡고 있는 모양으로 나무나 풀을 심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심을 예’로 읽습니다. 소전(小篆)의 埶(예)도 坴(뭍 륙)에 丮(잡을 극)을 합한 글자로 손에 잡고 뭍에 심는다는 뜻입니다. 云은 뭉게뭉게 구름이 오르는 모양을 그린 것입니다. 따라서 藝(재주 예)는 땅을 뭉게뭉게 갈고 난 뒤에 초목을 잡고 심는 것이므로 ‘재주’의 뜻을 갖습니다. 즉 ‘초목을 심는다’는 것은 먹을 것을 만들어 주는 열매(곡식)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먹을 것을 만드는 재주보다 더 큰 재주는 없습니다. 후에 당나라에 이르러 禮(례), 樂(악), 射(사), 御(어), 書(서), 數(수)의 의미로 藝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術은 行(갈 행)과 朮(차조 출)로 이루어진 글자로, ‘재주 술, 꾀 술, 기교(技巧) 술’ 등으로 읽습니다. 行은 갑골문에서 ‘사람이 많이 다니는 사거리 길’을 그린 것으로 ‘다니다, 가다, 행하다’란 의미가 되며, 朮은 원래 ‘손써서 법도(法度)에 맞게 벗겨 나가다’는 뜻입니다. 즉 寸(마디 촌)에 八(여덟 팔)을 붙여 놓은 것입니다. 寸은 ‘마디, 법도, 헤아리다’의 뜻이며, 八은 ‘여덟, 나누다’의 뜻입니다. 즉, 속에 들어 있는 알곡을 손써 벗겨내듯 숨겨놓은 재주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속에서 밖으로 나온다는 出(출)의 音價(음가)를 갖게 된 것입니다.
그 비슷한 例(예)로 述(지을 술)도 마찬가지로 ‘벗겨 나아가다, 드러내어 글로 쓰다’의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저술(著述)하는 것이기에 우리말에도 글을 써 나간다는 뜻으로 “글을 술술 써 나간다, 술술 풀어 쓰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藝術(예술)이란 한자(漢字)의 의미(意味)는 ‘먹을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초목(草木)을 심는 재주’라는 뜻과 ‘숨겨져 있는 알곡을 벗겨낸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옛날 먹을 것이 귀한 시절에는 먹는 것보다 귀한 것은 없는 법이요, 그 다음은 짝을 찾는 일이라 했습니다. 성인(聖人)의 말씀에도 ‘食色은 天性也’(먹는 것과 짝을 찾는 일은 타고난 천성이다)라고 했습니다. 현대의 우리 사회는 먹은 것은 넘쳐나니 쉽게 버리고, 짝 찾는 일은 소홀히 하니 자연의 이치를 져버리는 일이 아닌가 하여 걱정이 됩니다. 글/경문 김대일 교수(사단법인 한자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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