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71)
'긍휼(矜恤)'
敎會(교회)나 聖堂(성당)에 가시면 聖職者(성직자)들이 많이 쓰시는 말 중 하나가 矜恤(긍휼)이라는 單語(단어)입니다. 矜恤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불쌍히 여겨 돌보아 줌’이라고 나옵니다. 하지만 ‘矜(긍)’과 ‘恤(휼)’은 漢字(한자)의 意味(의미)가 다릅니다.
漢字의 意味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矜’은 矛(모)와 今(금)이 합쳐진 글자로, 矛는 자루가 길고 세모진 창을 말하며, ‘창 모’‘세모창 모’라고 읽습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矛盾的(모순적), 矛竹(모죽); 창을 만드는 데 쓰는 대, 持矛舞(지모무); 창을 가지고 추는 춤. 등이 있습니다.
今은 집에서 나오는 모양 혹은 입에서 氣(기)가 나오는 모양을 그린 것으로‘이제, 지금, 곧’ 등의 뜻으로 ‘금’이라고 읽습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只今(지금); 이제, 昨今(작금); 어제와 오늘, 今方(금방); 지금 막, 今日(금일); 오늘,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矜은 지금 창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자랑하다, 불쌍히 여기다, 嚴肅()엄숙)하다, 삼가다(몸가짐이나 言行을 조심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긍‘으로 읽습니다.
여기서 자랑한다는 뜻이 되는 것은 전쟁터에 나가기 위해 軍服(군복)을 입고 창을 들고 으스대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몸가짐이나 行動(행동)을 操心(조심)해야 하기에 삼가다의 뜻이 나오며, 폼을 잡고 으스대지만 그 사람을 쳐다보는 사람이 생각할 때에는 곧 전쟁터에 가면 죽을지도 모르니 불쌍히 여긴다는 말입니다.
‘恤’은 忄(심)과 血(혈)을 합친 글자로, 忄은 心(심)의 變形字(변형자)이며, 마음, 생각, 心臟(심장), 中心(중심) 등의 뜻으로 쓰이며‘심’으로 읽습니다. 쓰이는 단어는 宏壯(굉장)히 많으며 주로 생각과 마음에 關係(관계)되는 것에 다 쓰이는 글자입니다. 關心(관심), 銘心(명심), 疑心(의심) 등등. 血은 그릇에 피를 떨어뜨려 받는 模樣(모양)을 그린 것으로, 주로 피를 뜻하며‘혈’이라고 읽습니다.
古代(고대)에는 짐승의 피를 받아 祭祀(제사)에 올리거나, 同盟(동맹)을 맺을 때 盟誓(맹서)의 誓約(서약)으로 피를 받아 서로 마셨습니다. 이것을 歃血同盟(삽혈동맹)이라 합니다. 따라서 恤은 전쟁터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불쌍한 마음이 든다는 뜻입니다. 피를 흘리며 죽었든 다쳤든 불쌍하게 보이겠지요. 그래서 불쌍하다, 救恤(구휼)하다, 돌보다, 同情(동정)하다의 뜻이 되며 ‘휼’로 읽는 글자입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矜恤의 ‘矜’은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 자랑하며 으스대지만 곧 죽을지도 모르니 불쌍히 여긴다는 말이며, ‘恤’은 전쟁터에서 죽거나 다쳤으니 불쌍하다의 뜻이 되므로, 前(전)과 後(후)의 狀況(상황)이 다름을 말합니다. 이처럼 漢字의 意味를 仔細(자세)히 살펴보면 많은 의미를 지니며, 글자가 다르면 상황이 다르기에 쓰임에 注意(주의)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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