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84> 세모꼴과 삼각형; 수학의 기원

bindol 2021. 4. 17. 04:20

이각형은 없으니 삼각형이 가장 단순한 도형이지만 사각형보다 탐구심을 자극했다.

삼각형을 통해 본격적 수학이 시작되었다. 뻔한 세모꼴(三角形)과 겨룬 인간의 도전이 놀랍다. 고대 이집트에 삼각형 세 변의 길이나 넓이를 구하는 셈법이 있었다. 고대 중국에도 직각을 낀 삼각형 두 변의 길이가 3과 4일 때 빗변은 5(句三股四弦五)가 된다는 구고현정리(句股弦定理)가 있었다. 이후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의 비조 탈레스가 삼각형을 연구했고 그의 제자 피타고라스는 역사에 남는 결실을 맺는다. 피타고라스 정리다. 2500여 년 전에 a²+b²=c² 대수식은 아니지만 직각 삼각형 세 변의 관계가 그리 되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별자리를 연구하던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들은 삼각비로 불리는 삼각법(trigonometry)을 이룩했다. 수학책 부록의 삼각함수표는 여기서 나왔다. 후세의 수학자들은 삼각비에 사인(sin), 코사인(cos), 탄젠트(tan), 코시컨트(csc), 시컨트(sec), 코탄젠트(cot)라 명명했다. 직각 삼각형에서 직각을 제외한 두 각 중 어느 한 각의 각도가 변할 때 각 변 길이의 비율이 변하는 것을 낱낱이 파헤친 삼각법은 수학이 고도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 별거 아니게 보이는 단순한 세모꼴로부터 그다지도 복잡다단한 삼각법을 이룬 수학자가 대단하다.

제일 초기 수학인 삼각법에서부터 대다수 학생이 공부에 주눅이 들었다. 도무지 하고 싶어도 노력만으로 안 되기에 수학은 공부를 포기하게 만든 주된 원인이었다. 이제라도 쉽게 맛이라도 보면 위안이 되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