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표, 쉼표, 조표 등 여러 가지 표들로 기록될 수 있는 음악에 음자리표도 있다.
많이 보았던 것이지만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기 쉽다. 너무 어려워 모르는 게 아니라 대수롭지 않기에 그냥 스쳐 지나치기 때문이다. 악보 첫머리에 그려진 은 무얼까? 학교 다닐 때 10년 남짓 음악 교과서에서 늘 보았건만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은 음악전공자 빼고는 드물다. 알던 것을 까먹어 잊어버린 게 아니라 알 필요가 없어서 알지 못한다. 알고보면 쉽다. 굳이 몰라도 될 이유가 없다. 은 높은 음자리표다. 알파벳 G를 멋부려 쓴 모양이다. 왜 하필 G일까? 이 음자리표 모양에서 나선형 동그라미가 놓여진 곳이 CDEFGAB 중에서 G 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오선지 밑줄로부터 두 번째 줄이 G 음인 솔이다. 낮은 음자리표도 있다. 높은 음자리표로 된 악보에서 낮은 음을 표기하려면 오선 밑으로 덧줄을 많이 그어야 하기에 복잡해지므로 낮은 음자리표 가 생겼다. 베이스 연주자가 사용하는 악보와 피아노 악보에서 왼손으로 연주하는 부분은 낮은 음자리표가 붙어 있다. 은 알파벳 F가 반전된 모양이다. 왜 F일까? 이 음자리표 모양에서 굵은 동그라미가 놓여진 곳이 F 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오선지 윗줄로부터 두 번째 줄이 F 음인 파다.
이런 영양가 없는 음악 지식을 몰라도 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그런데 살면서 쓸데없는 것을 알려는 노력이 오히려 생기를 일으킨다. 돈 되는 일에만 힘쓰면 인생이 팍팍해지지만 돈 안되는 일에도 애쓰면 삶이 촉촉해진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77>장조와 단조 ; 뭐가 길고 짧나? (0) | 2021.04.17 |
---|---|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78> 12음과 12개; 오묘한 순환이지만? (0) | 2021.04.17 |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80> 음성과 음색; 사람 목소리뿐일까? (0) | 2021.04.17 |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81> 변조와 무조; 음악을 파괴했다지만 (0) | 2021.04.17 |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82> 산수와 수학; 왜 재미 없었을까? (0) | 2021.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