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낱말의 관계를 알면 음악의 기본을 알며 음에 관해 전환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
2500여 년 전 피타고라스는 대장간을 지나다 두 음의 망치소리에서 화음(harmony)을 감지했단다. 만물의 근원을 수로 여겼던 그는 음의 높낮이에 관해 수학적으로 파고들며 서양음악의 비조가 된다. 유선 전화기를 들면 삐~ 하는 통화음은 440㎐로 라(A)다. 물리적으로 1초 동안에 440번 진동수로 1939년 런던국제회의에서 정해진 국제표준음이다. 라 위로 2:3(440:660) 비례를 가진 음은 완전5도인 미(E)다. 똑같이 도(C) 위로 완전5도 거리에 있는 솔(G)이 함께 울리면 진동수 2:3의 비례이므로 어울리게 들린다. 이처럼 화음은 두 음들의 진동수가 단순한 비례로 되어 있다. 가령 도(523㎐)에서 장3도 거리에 있는 미와는 4:5, 완전 4도 거리에 있는 파와는 3:4, 한 옥타브 위 거리에 있는 도와는 1:2 비례다.
어떤 한 음을 근음(root)으로 한 음(音)의 거리(程)가 음정(interval)이다. 그런데 근음 도에서 단2도 음정인 ♭레와는 15:16, 증4도 음정인 #파와는 32:45처럼 복잡한 비례이므로 거슬리게 들린다. 불협화음으로 피해야 할 음(avoid note)이다. 지금까지 이런 논의는 모두 서양음악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 귀도 이에 푹 물들었다. 하지만 아프리카 어느 소수 종족들한테는 화음에 대한 귀 감각이 우리와 다를 수 있다. 화음이냐 불협화음이냐의 문제는 절대적·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심리적인 것이다. 결국 음악은 귀가 체험하는 관습의 산물이다. 화음에 관한 하나의 영원한 화성학 진리는 없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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