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18> 신과 주 ; 절대적 신앙의 대상

bindol 2021. 4. 18. 04:50

두 낱말로 칭해지는 하나님은 뜻이 같은 듯하면서 다른 하나님이거나 하느님이다.

 

원시인들이 절대적 신으로 여겼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중심적이며 보편적 신은 태양이었다. 저 높은 하늘에서 빛나는 태양은 신비롭고 경외로웠다. 태양의 힘찬 기운인 빛살을 나타낸 상형문자가 위에서 아래로 그은 (곤)이다.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숭배 대상인 태양의 빛살을 여러 개 그어 빛살무늬토기를 만들었다. 생선가시 모양의 빗살무늬토기가 아니라 빛살무늬토기란다. 후대에 示가 붙어 神이 되었지만 처음에 양의 빛살인 을 음의 절구통인 臼로 품은 모양이 申이란다. 고대 한자인 신(申)은 이처럼 남근(男根)과 여음(女陰)이 하나로 만난 음양교접의 모양이란다. 성(聖)스러운 신에 대해 이처럼 불경스러운 19금급의 야한 성(性)스러운 설명을 내놓은 이는 해석학적 고고학을 연구하는 서예가 김양동 교수이다. 교수신문에 연재된 그의 논문을 읽으면 미신같은 비주류 학설이지만 깊이와 넓이가 있는 글 내용을 부정하며 거부하기 힘들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Indian)들이 지금 남근과 여음 모양의 석상을 신처럼 모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명의 탄생이 모두 음양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신을 그렇게 해석하는 것에 무리가 아니라 일리가 있어 보인다.

세상 생명체에 편재(遍在)하는 범신(神, God))과 달리 주(主, Lord)는 나에게 특별히 편재(偏在)한 인격체로서 나의 주님으로 믿는 하나님이다. 유대교에서는 야훼, 기독교에서는 여호와와 그의 외아들 지저스 크라이스트이며, 이슬람교에서는 알라다. 아담은 하나님 형상에 따라 만들어졌으니 인간 모습을 하는 하나님이다. 믿는 자를 구원하여 천국으로 인도하는 하나님이다. 태양신을 믿었고 하나님을 믿는 인간은 애초부터 호모 렐리지오서스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