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많이 들은 말 중의 하나가 영웅전이나 위인전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책은 위대한 사람의 훌륭한 점들만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비근한 예로 링컨 위인전은 어릴 적부터 무척 정직한 소년으로 역경을 극복하며 따뜻한 인간애를 가지고 노예해방을 이루어낸 위인이며 영웅이라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한쪽 측면으로만 맞는 말일지 모른다. '링컨의 진실'책에 보면 링컨의 또 다른 측면이 보인다. 여기서 링컨은 노예해방보다 오로지 중앙집권을 위해 협박, 회유, 흥정을 통해 싸우기도 하고 어르기도 했던 집요한 인물이다. 휴머니스트보다 내셔널리스트다. 노예해방은 중앙정부가 있는 북부에서 탈퇴하려는 남부를 억눌러 하나의 굳건한 미합중국(USA)을 이루기 위해 절실했던 전략적 선택이었다. 역사의 신은 링컨의 손을 들어 주었다. 영화 '링컨'을 위인적 시각에서 편향되게 보면 하수다. 편향된 위인전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조감(鳥瞰)하는 인물전을 읽어야 공부가 된다. 평전(評傳) 책들도 편향적 관점에서 평가한 위인전 색채가 농후할 수 있다. 한 인물을 치우침 없이 평평(平平)한 곳에 올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여러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평전(平傳)이다. 평전 관점에서 위인과 영웅이 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악인과 망종의 대명사인 히틀러의 평가도 쉽지 않다. 역사에 남은 특별한 인간인 특인(特人)이나 별종이 있을 뿐.
요즘 스타들만이 반짝거린다. '이미지와 환상'책에 나온 'from hero to star의 세상이다. from star to hero'의 세상이 오면 좋겠지만 어렵다. 다만 살기 좋은 세상을 이루어 가는 특별한 별종의 인물들이 많으면 좋겠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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