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1> 프리덤일까? 리버티일까

bindol 2021. 4. 20. 05:06

두 단어 모두 자유로 번역된다. 그러나 자기(自)로부터(由)인 자유의 질이 다르다.

자유의 여신상은 Statue of Freedom인가? Statue of Liberty인가?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연설에서 Give me liberty라고 했는데 맞을까? 영화 빠삐용의 주제가는 Free as the wind인가? liberal as the wind인가? 자유로운 섹스는 free sex인데 Liberal sex는 안될까? 파편적 지식창고인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두 단어의 차이를 이해하기 힘들다. 이 때 가만히 혼자 생각하면 둘의 차이가 벌어진다.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내 생각으로는 프리덤은 자유행동, 리버티는 자유의지다. 어떤 제재없이 내 하고 싶은 맘대로 행동하는 것이 프리덤이다. 하지만 어떤 억압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 아울러 내가 다른 사람에게도 어떤 억압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리버티다. 그러니 자유의 여신상은 Statue of Liberty다. 프리덤은 달라며 조르는 것이지만 리버티는 스스로의 의지로 가지는 것이기에 자유를 달라는 외침에서의 자유는 프리덤에 가깝다. 빠삐용이 감옥에서 탈출하여 바람처럼 맘대로 뭐든 할 수 있으니까 Free as the wind다. 프리섹스가 방종에 가까운 일탈의 행동이라면 리버럴섹스는 서로의 존재감을 인정하는 사랑의 의지다.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s)이 체결되면 당사국 간 별 제재없이 프리하게 상품이 오간다. 서로 간의 경제이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Liberal Trade Agreements)은 경제이익 위주의 단편적 일시적 관점에서 벗어나 전반적 지속적인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한다. 진정한 자유의지인 LTA 철학이 섰을 때 FTA는 서로 당당한 FTA(Fair Trade Agreements)가 된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