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낱말은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게도 여겨진다. 과연 비슷할까? 다를까?
과거에 초·중등 교과목에 도덕이 있었다. 도덕은 국민의 공중도덕과 바른 생활을 위한 계몽수단일까? 노자를 읽으면 그리 간단치 않다. 춘추시대 공자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다고 추정되는 노자는 생사가 분명한 역사적 인물이 아니다. 노자도덕경이라는 문헌이다. 5000자 간결한 글이지만 글에 담긴 생각의 깊이와 넓이는 이루 가늠하며 형용할 수 없다. 노자 사후에 노자는 황제와 연관된 황로학(黃老學)이나 신선사상이 가미된 주술적 도교로 변질된다. 어떤 이는 노자를 전제주의 통치이념이라고 대들 듯 비하하지만 노자는 그런 경박한 공격마저도 단번에 비틀어 버리는 묵직한 텍스트다.
노자도덕경에 살아 있는 도덕은 2500년이 지난 이 시대 우리의 고정관념까지도 비튼다. 생각의 근본 축이 다르다. 노자에서 도(道)가 무엇인지는 언어로 설명하기에 한계가 크다. 노자에서 덕(德)은 유교에서 말하는 어질 인(仁)처럼 인간이 베풀 덕이 아니다. 도로부터 부여받은 자연스러운 생명력이다. 덕은 인간에게만 은혜롭게 어질게 베풀지 않는다. 인간은 물론 세상만물을 상갓집 개처럼 하찮게 여길 뿐이다. 노자도덕경의 도덕(道德)에 비하면 윤리(倫理)는 인간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규범에 가깝다. 서양철학에서 인간의 선함(goodness,virtue, moral)을 따지는 휴머니즘 등과 연관된다.
수학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가능해도 도덕은 불가능하다. 어른이 되어 이해까지는 되더라도 그 맛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스스로 깨우쳐 그 참맛을 알면 배우지 않더라도 윤리가 트인다. 좁았던 마음이 넓어지면서….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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