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주(木-2)으뜸 원(儿-2)반쪽 홀 장(玉-11)조정 정(廴-4)때릴 장(木-3)
주원장은 오히려 다른 봉기군들이 원나라 군대와 싸우는 틈을 노려 자신의 세력을 넓히는 데 힘쓰다가 드디어 강남을 평정했다. 그런 뒤에 북쪽으로 나아가 약화된 원나라 군대를 북방으로 내쫓았다. 1368년의 일이었다.
明(명)을 건국한 뒤에 주원장은 정부 조직과 법령을 싹 바꾸었다. 특히 승상 제도를 폐지하고 六部(육부)를 황제에 직속시켰으며, 군사 행정의 핵심인 大都督府(대도독부)를 다섯으로 나눈 다음 역시 황제에 직속되도록 해서 모든 통치권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었다. 그럼에도 주원장은 미천하고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걸식하며 떠돌았던 자신을 남들이 우습게 볼까봐 매우 걱정했는데, 특히 좋은 가문 출신에 학식이 있는 신하들이 자신을 업신여길까 두려워서 檢校(검교)라는 관리들을 두어 감시하게 했다. 비록 황제가 되었으나, 심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그 열등감에서 나온 형벌이 '廷杖(정장)'인데, 이는 조정에서 백관들이 보는 앞에서 대신의 볼기를 치는 것이었다.
"고급 관리들에게 정장을 집행할 때는 반드시 환관이 중앙에 앉아 형벌 집행을 감시했으며, 나머지 관리들은 양옆으로 줄지어 함께 앉아 지켜보았다. 왼쪽 가장자리에는 어린 환관 서른 명이 서 있고,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錦衣衛(금의위, 황제 직속의 정보 보안 기관) 서른 명이 서서 지켜보았다. 그리고 뜰아래에는 형을 집행하는 獄吏(옥리) 백여 명이 모두 짧은 바지를 입고 손에는 몽둥이를 든 채 서 있었다.
환관이 '범죄자'인 大臣(대신)을 향해 황제의 조서를 읽고 나면 '범죄자'는 옥리에게로 끌려 나가 바닥에 엎드리게 된다. 옥리들은 마포로 양어깨 아래쪽을 묶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그런 뒤에 다시 두 발을 오랏줄로 묶고 장정 네 명이 사방에서 줄을 잡아당긴다. 이렇게 해서 대신은 볼기와 넓적다리만 드러낸 채 매질을 당한다. 정장이 시작되면 죄인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머리와 얼굴을 땅에 찧는다. 흙이 입안으로 사정없이 들어가고 수염은 전부 문드러진다."
참으로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형벌이다. 무슨 큰 죄를 지어서 이런 형벌을 받은 것이 아니다. 설령 죄를 지었다 해도 이런 식으로 형벌을 내려 대신을 다루는 것은 끔찍한 인격 모독이다. 중국 역사에서 대신을 이렇게 다룬 황제는 前無後無(전무후무)하다. 이 모두 열등감에서 저지른 짓이다. 심지어 문인들이 지은 시나 문장을 트집 잡아서 처형하기도 했다. 이른바 '文子獄(문자옥)'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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