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자(子 - 0) 하고자 할 욕(欠 - 7) 착할 선(口 - 9) 어조사 이(而 - 0) 백성 민(氏 - 1) 어조사 의(矢-2)
현자는 현자를 알아보고 군자는 군자를 가까이한다. 그렇다면 백성들은 어떠한가? '논어' '泰伯(태백)'을 보면, 공자가 "民可使由之, 不可使知之(민가사유지, 불가사지지)"라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백성들에게 그 길을 따라가게 할 수는 있으나 알게 할 수는 없도다"라는 뜻이다. 이는 백성을 무시해서 한 말이 아니다. 백성의 처지가 실제 그러했기 때문이다.
알게 하려면 가르쳐서 배우도록 해야 하는데, 당시 백성들은 생산에 종사하면서 갖가지 조세와 부역으로 시달리고 있었으므로 배울 여력도 여유도 없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조차 버거웠던 이들이다. 공자가 "따라가게 할 수 있다"고 한 말은 훌륭한 군주와 현명한 신하들이 백성을 위하여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정치를 편다면 백성들 또한 그러한 정치를 자연스럽게 따르게 된다는 뜻이다.
'논어' '顔淵(안연)'편에 나온다. "季康子問政於孔子曰: '如殺無道, 以就有道, 何如?' 孔子對曰: '子爲政, 焉用殺? 子欲善, 而民善矣. 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草上之風, 必偃.'(계강자문정어공자왈: '여살무도, 이취유도, 하여?' 공자대왈: '자위정, 언용살? 자욕선, 이민선의. 군자지덕풍, 소인지덕초. 초상지풍, 필언.')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다.
"꺼덕친 자를 죽여서 도리로 나아가게 한다면, 어떠합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그대는 정치를 한다면서, 어찌 죽이려 하오? 그대가 착해지려고 하면, 백성들도 착해지오.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이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소."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형벌을 가혹하게 집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누구를 위한 질서 유지인지, 누가 혼란을 조장하는지 깊이 생각하고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至尊(지존)인 군주를 위해서인가? 군주가 훌륭하고 관리들이 올바른데도, 올바른 정책이 시행되고 경제가 잘 돌아가는데도, 백성들이 불평하거나 분란을 일으키는 것인가? 아니다. 예나 이제나 백성이 불평하며 소란을 피우는 것은 군주가 폭정을 일삼거나 관리들이 횡포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공자가 말한 대로 백성은 풀과 같은 존재다. 바람이 불면 눕는 풀. 군자의 덕과 같은 부드러운 바람이 불면 백성이라는 풀은 눕는다. 그러나 폭압이라는 바람이 불면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난다. 일어나고 또 일어난다. 그러다 물과 같은 존재가 돼 포악한 군주와 탐오한 신하들을 뒤엎는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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