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02> 明德과 峻德

bindol 2021. 6. 3. 04:43

밝힐 명(日-4)덕 덕(-12)높을 준(山-7)

이제부터는 5장이다. 짤막하므로 전부를 제시한다.

5-1은 이렇다. "康誥曰: '克明德.'"(강고왈: '극명덕')

"'강고'에서 말했다. '덕을 잘 밝혀라.'"

5-2는 이렇다. "太甲曰: '顧諟天之明命.'"(태갑왈: '고시천지명덕.')

"'태갑'에서 말했다. '이 하늘의 밝은 명을 돌아보라.'"

5-3은 이렇다. "帝典曰: '克明峻德.'"(제전왈: '극명준덕.')

"'제전' 에서 말했다. '크나큰 덕을 잘 밝혀라.'"

5-4는 이렇다. "皆自明也."(개자명야)

"이 모두 스스로 밝히는 것이다."

 

강고는 '尙書(상서)'의 편명이다. 克(극)은 잘하다는 뜻이다. 태갑도 '상서'의 편명이다. 顧(고)는 돌아보다, 마음에 새기다는 뜻이다. 諟(시)는 是(시)와 같다. 제전은 '상서'에 '堯典(요전)'으로 되어 있다. 峻(준)은 높다, 크다는 뜻이다. '강고'에서 말한 덕이나 '제전'에서 말한 준덕은 다르지 않다. 준덕은 강조해서 말한 것이다. 그런데 '태갑'에서 말한 '天之明命(천지명명)'은 이 둘과 얼핏 달라 보이지만 근본은 통한다. 사람의 덕이 아니라 하늘의 명을 말했다는 점에서 다른 듯 보이지만, 사람의 덕은 본래 하늘이 부여한 타고난 바탕에 이미 갈무리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중용'에서 "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 곧 "하늘이 내려준 것을 본바탕이라 한다"고 했는데, 그 본바탕을 잘 갈고 닦아 빛을 낸 것이 곧 덕이다. 따라서 본래 하늘의 밝은 명을 받아 태어나는 존재가 사람이므로 사람은 마땅히 덕을 갖추어야 한다. 군주나 군자는 그런 하늘의 명을 잘 알아서 스스로 덕을 닦아 밝혀야 하는 존재다. 스스로 밝힌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고 백성을 이끌어야 한다.

덕을 잘 밝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중용'에서 말한 바 있다.

"自誠明謂之性, 自明誠謂之敎. 誠則明矣, 明則誠矣."(자성명위지성, 자명성위지교. 성즉명의, 명즉성의) "성스러움으로 말미암아 밝아지는 것을 본바탕이라 하고, 밝음으로 말미암아 성스러워지는 것을 가르침이라 한다. 성스러우면 밝고, 밝으면 성스러워진다."

앞의 3장에서 성의(誠意)를 미리 말한 것도 밝은 덕을 밝히기 위해서는 성스러워야 하기 때문이다. 성스럽다는 것은 지극함이니, 이 지극함은 이치나 도리의 본질이다. 또 '중용'에서 "성스러움은 하늘의 길이요, 성스러워지려는 것은 사람의 길이다"라고 말한 것을 아울러 보면 '하늘의 밝은 명'은 그대로 道(도)라고도 말할 수 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