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괼 총(宀-16)아낄 애(心-9)감빨 탐(貝-4)탐낼 욕(心-11)
춘신군은 유세객의 말을 믿고 순경(순자)을 내쫓고는 또 다른 유세객의 말을 듣고 순경을 불러들이려 했다. 스스로 순경을 알아볼 만한 식견이 없었다는 말이다. 이는 밝은 덕을 스스로 밝히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했으므로 소인배가 가까이 다가가기도 쉬웠으리라 여겨지는데, 실제로 그러했다.
조나라 사람으로 李園(이원)이란 자가 있었다. 자기 누이를 아들이 없던 초나라 考烈王(고열왕)에게 바치려 했다. 그러나 왕이 아들을 낳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춘신군을 섬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춘신군의 舍人(사인)이 되었다. 어느 날, 그는 고향에 갔다가 일부러 날짜를 어기고 뒤늦게 돌아왔다. 춘신군이 늦어진 까닭을 묻자, 이원은 이렇게 대답했다.
"齊(제)나라 왕이 사신을 보내 제 누이를 데려가려고 했습니다. 그 사신과 술자리를 같이하다가 늦었습니다."
춘신군이 물었다. "폐백은 받았소?"
"아직 받지 않았습니다."
"내가 그대의 누이를 만나볼 수 있겠소?"
"좋습니다."
이에 이원은 누이를 춘신군에게 바쳤고, 춘신군은 그녀를 총애했다. 누이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된 이원은 누이와 일을 꾸몄다. 이원의 누이가 틈을 엿보아 춘신군에게 말했다.
"초왕께서는 당신을 귀하게 여기고 아끼는 것이 친형제보다 더합니다. 이제 당신은 20년 동안이나 재상으로 있었습니다. 왕께 후사가 없으니, 왕이 돌아가시면 다른 형제가 즉위할 것입니다. 그러면 새 왕은 자신과 가까웠던 사람을 귀하게 여길 것이니, 당신이 어찌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겠습니까? 또 당신이 집정한 지 오래되었으니, 왕의 형제들에게 실례한 일도 많을 것입니다. 그 형제가 왕위에 오르면 당신에게 화가 미칠 텐데, 재상의 인끈과 봉읍을 보전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소첩이 임신한 사실은 아무도 모르고 있고, 제가 당신의 총애를 받은 지도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초왕께 저를 바친다면, 왕께서 저를 총애하실 것입니다. 하늘이 도와 제가 아들을 낳게 되면, 당신의 자식이 왕이 되어 초나라 땅은 모두 당신 손에 들어가게 됩니다. 당신이 뜻하지 않은 재앙을 당하는 것과 견주면, 어느 쪽이 낫겠습니까?"
춘신군은 그 말을 옳게 여겨 이원의 누이를 다른 곳으로 옮긴 뒤 초왕에게 그녀를 추천했다. 왕은 그녀를 불러들여 총애했고, 마침내 사내아이를 낳게 되었다. 곧 아이를 태자로 봉하고, 이원의 누이를 왕후로 삼았다. 초왕은 이원도 소중하게 여겨 그에게 정사를 맡겼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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