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28> 己所不欲

bindol 2021. 6. 6. 04:51

- 자기 기(己-0)바 소(戶-4)아닐 불(一-3)하고자 할 욕(欠-7)

 

恕(서)에 대해서는 11-4(207회)에서 이미 언급했는데, 여기서 다시 강조하는 것은 정치와 통치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논어’ ‘衛靈公(위령공)’에 나온다.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자공문왈: ‘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 자왈: ‘기서호!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공이 여쭈었다.

“평생토록 간직하며 행할 만한 말 한마디가 있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똑같이 여기는 마음이리라!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지.”

자공이 평생토록 마음에 새겨두면서 지켜야 할 한마디가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는 恕(서) 한마디라고 말했다. 서는 남을 나와 똑같이 여기는 마음, 남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을 지녀서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고 한 것이다.

자공은 공자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언변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의 언변은 제후국들 사이에 전쟁을 일으키게도 하고 그치게도 할 정도였다. 게다가 장사 수완도 뛰어나 재물을 잘 모았다고 한다.

이는 그만큼 정세 분석에도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를 아주 잘 꿰뚫어보았음을 의미한다.

자공의 이런 능력은 공자가 ‘서’를 가르친 덕분에 충실해진 것이 아니었을까?

‘논어’ ‘學而(학이)’편에는 다음의 문답이 나온다.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자공왈: ‘빈이무첨, 부이무교, 하여?’ 자왈: ‘가야. 미약분이락, 부이호례자야.’)

자공이 여쭈었다.

“가난하면서도 알랑거리지 않고 가멸면서도 으스대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그러자 공자가 대답했다.

“괜찮구나. 허나 가난하면서도 즐길 줄 알고 가멸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니라.”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