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30> 稱量度恕

bindol 2021. 6. 6. 04:53

- 저울질할 칭(禾-9)헤아릴 량(里-5)헤아릴 탁(广-5)같은 마음 서(心-6)

 

앞(229회)의 대목을 풀이하면 이렇다.

“다스림의 근본은 둘이다. 첫째는 사람이고, 둘째는 일이다. 사람은 반드시 써야 하고, 일은 반드시 치밀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에는 거스르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이 있고, 일에는 저울질할 것과 헤아릴 것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 도리를 거스르면 그 사람을 쓰지 않고, 저울질하거나 헤아리지 않으면 일은 치밀해지지 않는다. 일이 치밀해지지 않으면 어그러지고, 사람을 제대로 쓰지 않으면 원망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에 비추어 사람을 고르고, 밑천을 따져서 일을 이룬다’고 말한다.”

정치는 사람을 다스리고 일을 처리하는 행위다. 이렇게 보면, 이런 정치적 행위를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 행위가 남에게 끼치는 영향력이나 파급력에서 통치자나 정치가와 일반인들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어쨌든 사람을 다스리고 일을 처리하는 것이 긴요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 관중은 사람을 잘 고르고 밑천을 따지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 구체적인 뜻은 무엇인가? 역시 ‘관자’의 ‘판법해’에 나온다.

“成事以質者, 用稱量也; 取人以己者, 度恕而行也. 度恕者, 度之于己也, 己之所不安, 勿施于人. 故曰: ‘審用財, 愼施報, 察稱量. 故用財不可以嗇, 用力不可以苦. 用財嗇則費, 用力苦則勞矣.’”(성사이질자, 용칭량야; 취인이기자, 탁서이행야. 탁서자, 탁지우기야, 기지소불안, 물시우인. 고왈: ‘심용재, 신시보, 찰칭량. 고용재불가이색, 용력불가이고. 용재색즉비, 용력고즉로의.’)

“밑천을 따져서 일을 이룬다’는 것은 저울질하고 헤아려야 한다는 뜻이고, ‘자신에 비추어 사람을 고른다’는 것은 ‘같은 마음’인지 헤아려 실행한다는 뜻이다. 같은 마음인지 헤아린다는 것은 자신에 비추어서 헤아린다는 것이니, 자신이 편안하지 않은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 살펴서 재물을 쓰고, 삼가서 베풀고 갚으며, 잘 살펴 저울질하고 헤아려야 한다. 그래서 재물을 쓸 때 다랍게 굴지 말아야 하고, 힘을 쓸 때 괴로워하지 말아야 한다. 재물을 쓰면서 다랍게 굴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힘을 쓰면서 괴로우면 피로하기만 하다’고 말한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