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쁠 신(人-7)참될 충(心-4)엄할 엄(口-17)예의 례(示-13)
‘관자’ ‘소문’의 문답은 이렇게 이어진다.
“桓公曰: ‘善, 勿已, 如是又何以行之?’ 管仲對曰: ‘質信極忠, 嚴以有禮, 愼此四者, 所以行之也.’ 桓公曰: ‘請聞其說.’ 管仲對曰: ‘信也者, 民信之; 忠也者, 民懷之; 嚴也者, 民畏之; 禮也者, 民美之. 語曰, 澤命不渝, 信也; 非其所欲, 勿施于人, 忠也; 堅中外正, 嚴也; 質信以讓, 禮也.’”(환공왈: ‘선, 물이, 여시우하이행지?’ 관중대왈: ‘질신극충, 엄이유례, 신차사자, 소이행지야.’ 환공왈: ‘청문기설.’ 관중대왈: ‘신야자, 민신지; 충야자, 민회지; 엄야자, 민외지; 예야자, 민미지. 어왈, 택명불투, 신야; 비기소욕, 물시우인, 충야; 견중외정, 엄야; 질신이양, 예야.’)
환공이 물었다. “좋소. 멈추지 말고 말해주시오. 이와 같이 하려면 무엇을 실행해야 하오?”
관중이 대답했다.
“미쁨을 바탕으로 지극히 참되며, 엄중하면서 예의를 갖추는 것, 이 네 가지를 삼가는 것이 실행하는 방법입니다.”
“더 자세하게 말해주시오.”
“미쁨이란 백성들이 믿는 것이고, 참됨이란 백성들이 마음에 담는 것이며, 엄중함이란 백성들이 두려워하는 것이고, 예의란 백성들이 훌륭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옛말에 ‘은혜로운 명령을 한결같이 내리는 것이 미쁨이고, 제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 참됨이며, 마음을 굳게 지녀 바름이 밖으로 나타난 것이 엄중함이고, 미쁨을 바탕으로 양보하는 것이 예의다’라고 했습니다.”
관중의 말처럼 정치의 요체는 결코 번잡하지 않다. 백성을 믿게 만들어 어떤 상황에서도 따르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위에서 미쁨과 참됨, 엄중함과 예의를 강조한 까닭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네 가지를 신하가 아닌 군주가 갖추고 지켜야 할 행위 규범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관중의 정치학이 높이 일컬어지는 이유다. 실제로 군주가 이 네 가지를 삼가 행하지 않으면 백성에게 버림받는다. 이는 12-3(231회) “나라를 차지한 자는 삼가지 않을 수 없으니, 치우치면 천하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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