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할 선(口-9)나누어줄 분(刀-2)백성 민(氏-1)
남을 다스리는 위치에 있는 자는 권력과 갖가지 정보를 한손에 쥐게 되는데,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짊과 올바름이 없다면 아무리 富國(부국)을 이루어 國庫(국고)가 충실해지더라도 그 나라는 한낱 소인배들이나 간교한 자들의 금고로 전락하게 된다. 군주가 현명한 인물이어야 하고 군자가 정치를 맡아서 실무를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야 재물을 증식시킬 수도 있고 적절하게 분배할 수도 있다.
현명한 사람은 그저 덕만 뛰어난 사람이라고 여겨서는 곤란하다. 덕성뿐만 아니라 지식과 지혜도 아울러 갖추어야 진정한 현자다. ‘논어’ ‘陽貨(양화)’편에서 공자가 제자들에게 시를 배워야 한다면서 “邇之事父, 遠之事君, 多識於鳥獸草木之名”(이지사부, 원지사군, 다식어조수초목지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가까이로는 어버이를 섬기고 멀리로는 임금을 섬길 수 있으며, 날짐승과 길짐승, 풀과 나무들의 이름을 많이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에도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 군자나 현자라면서 자신이나 남들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한다면, 허깨비 선비에 불과하다.
‘관자’ ‘乘馬(승마)’편에 나온다. “聖人之所以爲聖人者, 善分民也. 聖人不能分民, 則猶百姓也. 于己不足, 安得名聖? 是故有事則用, 無事則歸之于民, 唯聖人爲善託業于民. 民之生也, 辟則愚, 閉則類. 上爲一, 下爲二.”(성인지소이위성인자, 선분민야. 성인불능분민, 즉유백성야. 우기부족, 안득명성? 시고유사즉용, 무사즉귀지우민, 유성인위선탁업우민. 민지생야, 벽즉우, 폐즉류. 상위일, 하위이)
“성인이 성인이 되는 까닭은 백성에게 잘 나누어주기 때문이다. 성인이 백성에게 나누어주지 못한다면, 백성과 다르지 않다. 자기도 부족하면서 어떻게 성인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나라에 일이 있으면 거두어 쓰고, 일이 없으면 백성에게 되돌려준다. 오로지 성인이라야 백성에게 생산 문제를 잘 맡긴다. 백성의 본성이란 윗사람이 치우치면 어리석게 되고, 윗사람이 바르게 이끌면 같아지려 한다. 윗사람이 옳은 일을 한 번 하면, 아랫사람은 옳은 일을 두 번 한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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