笏漠無形 變化無常
홀막무형 변화무상
황홀하고 아득하여 형체가 없고, 끊임없이 변화하여 종잡을 수 없다.
‘장자’ 천하편의 말씀이다.
도란 뭐가 뭔지 모르는 혼돈 상태에서의 황홀, 노자가 말한 ‘황’하고 ‘홀’한 요명의 경지다.
음과 양의 변(變)하고 화(化)하는 과정을 따라 도(道)는 늘 일정한 모양이 없다.
이에 공자는 ‘신무방(神無方), 역무체(易無體)’로써 보충한다.
신(神)은 그 있는 방위(方)가 없고(어디든지 있고),
역(易)은 그 모양(體)이 없다는 의미다.
도를 우주 만물의 근본으로 본 장자는 시공을 초월한 도란
너무도 정교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고,
너무도 광대해 종잡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대종사편에서 이렇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에 이미 있었으면서도 오래되지 않았고
상고시대보다 더욱 오래됐으면서도 늙지 않았다.
(중략) 그 시작을 모르겠고, 그 끝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그는 도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며
그 자연은 인간이 굳이 무엇을 어떻게 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시스템이라고 파악했다.
어느 날 그의 아내가 죽자 장자는 땅바닥에
두 다리를 뻗고 앉아 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
친구 혜시가 조문을 왔다가 이 광경을 보고 그를 나무랐다.
그때 장자의 답은 이러했다.
“아내가 죽자 나도 놀라고 슬펐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삶과 죽음이란 봄·여름·가을·겨울이 왔다가 가고,
갔다가 다시 오듯이 무한히 순환하는 것과 같다.
내 아내는 지금 거대한 방에서 편히 잠자는데
내가 곡(哭)을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나 천명(天命)을 모르는 소행처럼 생각됐다.
그래서 곡하는 것을 그만뒀다.”
그는 한 하늘 아래,
흐린 날과 맑은 날이 있는 것처럼 삶과 죽음을 그렇게 해석했다.
삶과 죽음을 둘로 보지 않았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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