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성만으로 진리를 알기에는 너무 약하다
성(聖)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에서 한 말이다.
고백록’에는 13세부터 32세까지 청장년기의 방황과 육체적 편력을 겪고 나서 한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위대하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상서이며 신학서다. 동시에 훌륭한 자전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화이트헤드가 “현대의 모든 신학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주석”이라고 할 만큼 신학에 끼친 그의 영향은 지대하다.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우스의 설교는 그에게 ‘신’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지식을 알고 있는 자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신’을 아는 자가 행복한 자라고 그는 말한다.
논리를 신봉했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이성적인 논리만이 진리를 향한다’고 믿었는데 성자 어거스틴은 이성만으로는 진리를 알기 어렵다고 실토한다. 거기에는 영혼의 담금질, 철저한 회심(回心)의 각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고백록’에서 내 발목을 잡은 대목은 “칭찬에 대한 유혹이 왜 죄인가”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맨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명예욕·칭찬에 대한 유혹은 괴테도 ‘파우스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 최대의 약점이다. 어거스틴은 자기 부정을 통해 양심의 껍질을 수없이 벗겨나갔다. “칭찬의 유혹을 거부할 때조차 그 또한 유혹입니다. 왜냐하면 유혹을 거부하는 바로 그 행위를 통해 나를 드러내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32세 때, 밀라노의 정원에서 어린아이의 음성을 들었다. “책을 읽어라.” 펼쳐 든 대목은 마침 바울의 ‘로마서’였다. “낮과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쟁투와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해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그가 회심하는 순간이었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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