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法自然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노자 ‘도덕경’의 말씀이다. 천지 만유(萬有)에 앞서 자연의 도가 있었다. 도에서 천지가 생겼고 만물이 생겼다. “사람은 땅을 법(法)하며, 땅은 하늘을 법한다. 하늘은 도를 법하고 도는 자연을 법한다(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가 그것이다. 도가 자연을 법한다는 것은 자연과 일치해 자연 그대로가 되는 것이다. 도 본연의 모습은 자연이다. 적막(寂寞)함이여, 요원(寥遠)함이여, 적막하고도 쓸쓸하다. 도야말로 천지 만유를 낳은 근본이며, 만유를 낳은 어머니인 것이다.
내 그 이름을 모르니, 이를 가로되 ‘도(道)’라 하고 굳이 이를 이름하면 ‘대(大)’라 한다. 대를 가로되 ‘서(逝)’라 하고, 서를 가로되 ‘원(遠)’이라 하고 원을 가로되 ‘반(反)’이라 한다. 간다(逝)는 것은 어디를 가도 막히지 않는다는 뜻이고, 멀다(遠)는 것은 무한한 공간의 발전성이니 원심력을 뜻하며 동시에 무한한 구심력을 갖춘다. 일체는 다 그 원인으로 되돌아간다(反). 그러므로 우주 사이에서 큰 것을 든다면 도가 가장 크며, 그다음은 하늘이요, 그다음은 땅, 도를 체득한 성인(王)도 크다. 모든 것은 자연의 도에 합치하며 그것이 참으로 크다는 것을 노자는 이같이 풀이했다. ‘하늘을 본받고 나를 버린다’는 ‘칙천거사(則天去私)’.
몇 해 전 구마모토(熊本) 문학관에서 본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친필 족자가 떠오른다. 그는 죽기 얼마 전, “나는 쉰이 되어 비로소 내가 향해야 할 길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린 어리석은 자입니다”라며 어느 스님의 연하장에 써 보냈다고 한다. 집행이 유예된 사형수들의 아집을 다룬 작품 ‘명암’에 와서 나쓰메는 절대 하늘의 길인 ‘칙천거사’를 깨달았노라고 술회했다. ‘도법자연’, 나는 그런 그를 다시 생각한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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